'제8호 태풍 '바비(BAVI)'의 길목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서해의 끝섬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가 초긴장 상태다.

가거도는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방파제 붕괴 등 피해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이 태풍의 향후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목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2일 타이완 남남동쪽 2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바비(BAVI)는 26일 제주도 왼쪽을 지나 전남 서남해안으로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흑산도와 가거도에 커다란 피해를 입힌 2019년 '링링', 2012년 '볼라벤'과 유사한 경로로 북상하고 있으며, 세력은 현재 '소형급'이지만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가거도는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방파제 공사 현장 옹벽 50m가 유실됐으며, 흑산도에서는 전복과 우럭 양식장의 80%가 피해를 입었다.

가거도 주민들은 태풍 북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붕 등 시설물을 결박하고, 소형어선 20척은 크레인을 이용해 육상 적치장으로 옮겼다.

또 낚시어선 7척은 목포와 진도로 피항했으며, 큰 배들은 흑산도항 등으로 이동을 완료했다.

정광수 신안군청 가거도출장소장은 "주민들이 태풍의 경험이 많아 시설물을 결박하고, 선박들은 피항을 완료했다"면서 "방파제 공사장도 바람에 날아갈 것들은 정리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거도항 방파제 공사을 맡고 있는 삼성물산은 500t급 해상 크레인 등 공사용 선박 5척을 흑산도항으로 피항시켰다.

박길호 흑산면장은 "소형어선은 이미 육상으로 옮겨지고, 지난해 피해가 컸던 장도 앞 양식장은 인력지원을 받아 시설물 결박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주민들은 함석·슬레이트 지붕 등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결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