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이 돈 버는 시대는 언제 끝나려나
김윤호 논설위원입력 : 2020. 08. 09(일) 18:32
이게 나라냐. 이게 민주주의냐. 군사독재보다 더한다 등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말들이 여기 저기서 터저 나오고 있다. 신문 사설에서도 ‘광풍(狂風)이 부는 나라’라는 타이틀이 보이고 있다. 광풍은 글자 그대로 미친 바람이다. 미친 바람이 분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미쳐 있거나 국가 사회가 상식과 이성, 법과 순리가 통하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고,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먹는 음식이 맛이 가서 쉬어서 냄새가 나면 내다 버리면 된다. 그러나 사람이나 사회가 병 들고 쉬어 버리면 그것을 정상으로 돌려 놓으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쉰 음식처럼 쉽게 버릴 수도 없고, 치료와 치유에 많은 사람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 돈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임대차보호법 등 부동산 3법이 300석 의석 가운데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103석의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처서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거대 여당의 속전속결(速戰速決)에 야당은 수의 열세에 밀려서 속수무책(束手無策)을 탄식하고 있다. 국민이 그렇게 뽑아주었는데, 한탄하고 자책한들 어쩌겠는가. 열린민주당 의석을 합하면 180석으로 헌법 개정을 빼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룡 여당이다.
아파트, 주택, 연립 등 집값과 땅값 폭등으로 큰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기 집 없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한숨과 한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초적인 생존조건이 의식주(衣食住)이다. 의식주에서 입는 옷(衣)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먹을거리(食)와 살 집(住)이다. 상수도 식수에서 유충(幼蟲)이 나온다거나, 방사능 오염식품, 매연과 황사 등으로 오염된 공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들에 관하여 우리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은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거처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 거처가 단독주택이 되었건, 연립 주택이 되었건, 아파트가 되었건, 농어촌의 초가 삼간이나 스레트 지붕 주택이거나, 경관 좋은 호숫가의 그림같은 별장이 되었건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길 위에서 먹고 자고 쉬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노숙자도 비바람과 눈보라를 피하고 몸을 누일 수 있는 지하도나 동굴, 움막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집이 언제부터 왜 이렇게도 일반 서민들은 엄두를 못내게 비싼 가격이 되었을까. 전세(傳貰), 월세를 사는 사람은 영원히 전세, 월세집에 살아야 할 것인가. 은행 대출을 받던, 무슨 수를 쓰던 집과 땅, 부동산에 투자를 해서 가격 상승으로 큰 차익을 번 사람들이 청와대 고위층,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등 사회 상류층으로 신분 상승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누가 뭐라 해도 돈이 제일인 자본(資本)주의 사회이다. 정당한 노력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절약해서 부(富)를 축적하는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살 집이 아니면서 여러 채의 집과 서울 강남지역과 개발 예정 지역에 투기를 해서 엄청난 돈을 벌고,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켜서 더욱 차익을 남기는 부동산 투기꾼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하고, 당정청(黨政靑) 대책회의에서 다주택자는 빨리 처분하라고 기한까지 정해서 지시 또는 명령해도 이행하지 않는 고위 공무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와 장차관 등 정부 부처에 많다. 국회에서도 국토교통위원회 등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상임위원회에 다주택 국회의원들이 상당수 소속되어 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어서 금력을 가지면 권력까지 가지려고 하고, 권력을 가지면 금력까지 움켜쥐려고 부인까지 동원해서 온 가족이 한 통속이 되는 수가 많다. 문재인 정권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서 문 대통령 지지율 부정이 긍정을 누르고 올라섰다. 서울에서는 적폐정당이라고 몰아부쳤던 미래통합당이 촛불혁명을 계승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놀라운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민심도 변하고 세상사도 무상(無常)하다. 사람이 영리롭고 똑똑한 것 같아도 1년 후 일도 모르고 한 시간 후의 일도 모른다. 심지어 10분이나 5분 후의 일만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다른 세상 일도 완전히 딴 판이 될 것이다.
주택은 사유(私有)를 금지하고 모두 공유(公有)로 징수(徵收)해서 대한민국 모든 세대에게 집 한 채씩 무상으로 나누어주고 집 두 채 갖는 것도 금지하는 특별법을 제정 시행하면 국민 여론은 어떻게 될까 하는 몽상(夢想)도 무더운 광풍 속에서 한 번 해본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언제나 종언(終焉)을 고(告)할 것인가. 취업 절망, 결혼 절망에 주택 절망까지 짊어진 2030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신의 한 수’는 정녕 없는 것인가.
김윤호 논설위원
먹는 음식이 맛이 가서 쉬어서 냄새가 나면 내다 버리면 된다. 그러나 사람이나 사회가 병 들고 쉬어 버리면 그것을 정상으로 돌려 놓으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쉰 음식처럼 쉽게 버릴 수도 없고, 치료와 치유에 많은 사람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 돈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임대차보호법 등 부동산 3법이 300석 의석 가운데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103석의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처서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거대 여당의 속전속결(速戰速決)에 야당은 수의 열세에 밀려서 속수무책(束手無策)을 탄식하고 있다. 국민이 그렇게 뽑아주었는데, 한탄하고 자책한들 어쩌겠는가. 열린민주당 의석을 합하면 180석으로 헌법 개정을 빼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룡 여당이다.
아파트, 주택, 연립 등 집값과 땅값 폭등으로 큰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기 집 없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한숨과 한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초적인 생존조건이 의식주(衣食住)이다. 의식주에서 입는 옷(衣)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먹을거리(食)와 살 집(住)이다. 상수도 식수에서 유충(幼蟲)이 나온다거나, 방사능 오염식품, 매연과 황사 등으로 오염된 공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들에 관하여 우리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은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거처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 거처가 단독주택이 되었건, 연립 주택이 되었건, 아파트가 되었건, 농어촌의 초가 삼간이나 스레트 지붕 주택이거나, 경관 좋은 호숫가의 그림같은 별장이 되었건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길 위에서 먹고 자고 쉬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노숙자도 비바람과 눈보라를 피하고 몸을 누일 수 있는 지하도나 동굴, 움막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집이 언제부터 왜 이렇게도 일반 서민들은 엄두를 못내게 비싼 가격이 되었을까. 전세(傳貰), 월세를 사는 사람은 영원히 전세, 월세집에 살아야 할 것인가. 은행 대출을 받던, 무슨 수를 쓰던 집과 땅, 부동산에 투자를 해서 가격 상승으로 큰 차익을 번 사람들이 청와대 고위층,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등 사회 상류층으로 신분 상승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누가 뭐라 해도 돈이 제일인 자본(資本)주의 사회이다. 정당한 노력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절약해서 부(富)를 축적하는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살 집이 아니면서 여러 채의 집과 서울 강남지역과 개발 예정 지역에 투기를 해서 엄청난 돈을 벌고,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켜서 더욱 차익을 남기는 부동산 투기꾼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하고, 당정청(黨政靑) 대책회의에서 다주택자는 빨리 처분하라고 기한까지 정해서 지시 또는 명령해도 이행하지 않는 고위 공무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와 장차관 등 정부 부처에 많다. 국회에서도 국토교통위원회 등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상임위원회에 다주택 국회의원들이 상당수 소속되어 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어서 금력을 가지면 권력까지 가지려고 하고, 권력을 가지면 금력까지 움켜쥐려고 부인까지 동원해서 온 가족이 한 통속이 되는 수가 많다. 문재인 정권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서 문 대통령 지지율 부정이 긍정을 누르고 올라섰다. 서울에서는 적폐정당이라고 몰아부쳤던 미래통합당이 촛불혁명을 계승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놀라운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민심도 변하고 세상사도 무상(無常)하다. 사람이 영리롭고 똑똑한 것 같아도 1년 후 일도 모르고 한 시간 후의 일도 모른다. 심지어 10분이나 5분 후의 일만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다른 세상 일도 완전히 딴 판이 될 것이다.
주택은 사유(私有)를 금지하고 모두 공유(公有)로 징수(徵收)해서 대한민국 모든 세대에게 집 한 채씩 무상으로 나누어주고 집 두 채 갖는 것도 금지하는 특별법을 제정 시행하면 국민 여론은 어떻게 될까 하는 몽상(夢想)도 무더운 광풍 속에서 한 번 해본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언제나 종언(終焉)을 고(告)할 것인가. 취업 절망, 결혼 절망에 주택 절망까지 짊어진 2030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신의 한 수’는 정녕 없는 것인가.
김윤호 논설위원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