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과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에 오간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난 2월 13일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던 한 검사장 사무실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나눈 얘기를 동석한 채널A 후배 기자가 녹음한 내용이라고 한다. 녹취록에는 이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사건 연루 여부를 취재하려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주거지 아파트를 찾아다닌다고 하자, 한 검사장이 “그건 해볼 만하지”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썼다는 말에는 한 검사장이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한 검사장이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 기자와 공모했거나 동조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내용이다. 검찰 수사팀이 녹취록을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증거로 여기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이들의 공모 사실을 보다 확실히 밝히기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보인다.



녹취록을 비롯해 사건 관련 자료에 대한 접근은 당사자나 수사팀 등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논란이다. 특히 법무부와 검찰이 피의자 인권보호를 명분으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을 연상케 하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 수사팀과 지휘 라인에 의혹의 시선이 쏠려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수사팀은 한 점 의심 없는 실체적 진실규명을 통해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녹취록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검찰의 기소로 가는 1차 관문인 수사심위의의 결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확실한 수사 결과뿐이다. 더욱이 재판까지 가서 다투려면 수사의 성과물이 굳건해야 한다. 수사팀은 오로지 증거를 토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