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KPGA 코리안투어 새 역사를 썼다. 18세 21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KPGA 최연소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김주형은 "지난주 연장전에서 패했던 아쉬움을 떨쳐냈다"며 "항상 한국에서 우승을 꿈꿨는데 드디어 이뤄내 행복하다. 최연소 우승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형은 12일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컨트리클럽 리드·레이크코스(파71·713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김주형은 김민규(19·14언더파 270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렸다. 우승 상금으로 1억원을 수확했다.

김주형은 이날 KPGA 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 기록과 함께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기록(3개월 17일, 109일)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KPGA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김경태, 2007년 4개월 3일), 최연소 우승(이상희, 2011년 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김주형은 지난해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에서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아시안투어 대신 KPGA 대회 출전을 택했다.

김주형은 지난주 코리안투어 데뷔전으로 치른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정상을 차지하며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김주형은 "인터뷰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아쉬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일부러 내색하기 싫어 속상함을 표하지 않았다. 끝까지 잘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고, 지난주 연장 패배 아쉬움을 털어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될 때마다 그 동안 열심히 훈련했던 것을 떠올렸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 것이라 믿었다.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회 마지막 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김주형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홀까지 최대한 집중했다"며 "비가 오고 바람도 강해서 스코어를 많이 줄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6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공이 페널티 구역으로 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 플레이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은 서울에서 태어나 1살 때 제주도를 갔다가 2살 때 중국, 이어 필리핀을 거쳐 5살 때 호주로 떠났다. 호주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재미삼아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그는 15세에 태국 프로 골프투어에 데뷔한 뒤, 아시안프로골프투어 2부투어. 필리핀 투어 등에서 활약했다. 17세였던 지난해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기록했다.

그는 우승 경험에 대해 "아시안투어 1부에서 1승, 아시안투어 2부에서 3승, 필리핀투어에서 2승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KPGA 무대에서 '샛별'이 됐지만 김주형은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티샷과 쇼트게임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갈 길이 멀다. 우승했다고 절대 자만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