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았다. 전쟁통에 태어난 아이는 이제 일흔 노인이 됐을 만큼 긴 세월이 흘렀다.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기쁨은 잠시였고, 분단에 이은 골육상잔으로 남과 북은 잿더미가 됐다. 더구나 강산이 일곱번 바뀌었어도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북핵 문제는 해결 난망이고 남북 간 군사 대치는 여전히 첨예하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도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70년간 누적된 오해와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 준다.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배질서로 부상한 사회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이 최초로 한반도에서 충돌해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을 치르면서도 승부는 가리지 못한 미완의 전쟁이다. 3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이후 67년이 흐르도록 한반도는 지구상의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있다. 정전협정 폐기에 이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기약이 없고 남북 간 군사대치는 늘 위태롭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이 뭣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남과 북은 한국전쟁 발발 반세기만인 2000년 6월 평양에서 김대중-김정일 양 정상이 만났다. 이어 두 사람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과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 등을 담은 ‘6·15 공동선언’을 했다. 남북간 화해·협력의 시대를 연 것이다. 이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들과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 남북협력사업들이 그 뒤를 이었다. 이후 노무현-김정일의 10·4 평양선언과 문재인-김정은 판문점 선언이 있따라 나왔다.



그러나 지금 남북관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처했다. 여기에는 탈북민단체의 막가파식 행태도 일조를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저해하는 불순세력이다. 남북이 손을 잡고 통일의 길로 가려면 이들의 몰상식부터 근절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