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중단됐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2시 아스톤 빌라-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로 재개한다. 이어 4시15분부터는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뜨거운 경기가 펼쳐진다. 축구팬들의 새벽이 다시 바빠지게 됐다.



가장 기다렸던 것은 역시 손흥민(28)이 다시 뛰는 모습이다. 일정이 정상적으로 소화됐다면 부상으로 일찌감치 종료됐을 시즌인데, 사라졌을 시간이 다시 이어진다. 손흥민에게는 보너스 같은 추가시간이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4시15분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너무도 중요한 경기로 시즌을 다시 시작한다. 두 팀의 이름값만으로도 무게감이 상당한 매치업이지만, 두 팀의 ‘현실적 목표’를 고려하면 더더욱 비중이 큰 경기다.



리그 중단 전까지 토트넘은 11승8무10패 승점 41로 8위에 그치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에 올라 있는 첼시(승점 48)와의 격차는 7점으로,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있는 팀들까지 다 추월해야하는데 5위 맨유(승점 45)도 그중 하나다. 모리뉴 감독의 전 소속과 현 소속 팀의 대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복귀전으로 토트넘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손흥민은 지난 2월 아스톤빌라와의 경기에서 오른팔 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재활까지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었고 실전감각 회복 등을 고려할 때 2019-2020시즌은 물 건너갔다는 부정적 전망들이 수면 아래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재앙이 리그 전체를 멈춰버리게 만들면서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벌었다. 부상은 회복됐고 애초 리그 종료 후에 받으려했던 기초 군사훈련까지 마치면서 심적으로도 가벼워졌다. 그리고 이제 다시 뛸 채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복귀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천군만마다.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베스트 전력 가동에 애를 먹었던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과 무사 시소코 등 부상자 컴백과 함께 시즌 막바지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일단 홈에서 열리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한다. 여러모로 맨유와의 경기는 ‘빅매치’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앞선 흐름을 잘 이어갈 필요가 있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손흥민이 정규리그에서 남긴 기록이 9골7도움이다. 각종 대회를 다 합쳐서는 16골9도움을 작성했다.



재개된 후 1골만 더 추가해도 손흥민은 4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4골을 더 넣으면 지난해 20골에 이어 2시즌 연속 20골 고지를 밟는다. 토트넘의 잔여 경기는 9경기. 무리한 지향점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은 건강하게 필드를 누비면서 어렵사리 주어진 기회를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손흥민이 부상을 입었던 경기가 2월17일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동안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손흥민이다. 의욕은 타오르겠으나 조바심을 낸다면 자신도 팀도 좋을 것 없다. 손흥민은 2020-2021시즌도 뛰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