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일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작년 12월 16일 단행한 종합부동산대책 이후 불거진 풍선효과를 차단하고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긴급 처방이다. 12·16 부동산대책으로 집값 불안의 진앙인 서울 강남의 집값은 잠시 안정세를 보였으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투기가 확산하고 서울지역의 집값도 다시 꿈틀거리자 정부가 다시 독한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는 규제지역을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수도권 북부를 뺀 나머지 전 지역과 대전, 청주 등으로 확대했다. 재건축단지에서 조합원 분양을 받으려면 2년 이상 거주토록 했다.아울러 갭투자 차단에도 공을 들였다. 모든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집값과 상관없이 무조건 6개월 내에 전입을 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아파트를 사는 경우 전세 대출 보증이 제한되고, 전세 대출을 받은 후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대출금은 즉시 회수된다.



코로나 사태로 요즘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비정상적 집값 상승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 대책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집값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나온 부동산 대책은 이번을 포함해 21차례에 달한다. 그간 쏟아진 많은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대책이 나오면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금세 틈새를 비집고 다시 치솟아 오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나무뿐만 아니라 숲 전체를 보는 보다 근본적 처방을 해야 한다. 한계가 드러난 수요 억제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공급 불안 심리도 잠재워야 한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의 경우 주택보급률은 96%로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집값의 상승 기조 속에서 저소득층이나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임대주택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