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깥쪽 던지면 된다."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설명한 저반발 공인구에 대한 투수들의 대처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부터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췄다. 극심한 타고투저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 그 결과 2018년 1756개였던 리그 홈런 수가 지난해 1014개로 급감했다.

올 시즌 초반 홈런이 양산되면서 공인구 반발력이 예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저반발 공인구'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타자들은 반격에 나섰다. 비시즌 동안 장타력을 늘리기 위한 준비를 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것이 대표적. 지난해 저반발 공인구로 고전한 타자들 대다수가 이같은 변화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투수들은 달라진 공인구로 어떤 승부를 펼쳐야 할까. 피칭 이론 전문가인 손혁 감독은 지난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그냥 바깥쪽으로 던지면 된다"며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손혁 감독은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쪽(바깥쪽)이 덜 넘어간다. 투수들이 연습을 가장 많이 하는 쪽도 바깥쪽이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뒀는지, 근력을 키웠는지 등 타자들의 적응도 지켜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투구 패턴을 바꿀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혁 감독의 말대로 바깥쪽 공을 홈런으로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KBO리그 타자들의 파워가 좋아져 바깥쪽 공을 밀어쳐 담장을 넘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당겨쳐서 만드는 홈런과 비교하면 그 빈도는 높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늦게 개막한 올 시즌. 아직까지는 투수들이 타자들보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 32경기를 치른 가운데 리그 평균자책점은 5.04, 타율은 0.276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17, 타율 0.267보다 높아진 수치.

홈런 수도 벌써 73개가 나왔다. 경기당 평균 2.28개로 지난해 1.41개를 크게 웃돈다. 시즌 초반이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현재로선 타고투저 현상이 다시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

손혁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투수들이 충분히 쉬어서 출발이 좋을 줄 알았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타자들도 쉬면서 힘이 생겼다"며 "투수들의 경우 캠프, 시범경기, 시즌 개막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구위를 끌어올리는데 그러지 못해 갖고 있는 힘이 덜 나오는 느낌"이라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