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별로 한 명씩 보유한 외국인 타자들이 시즌 초반 각종 타격 순위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일주일 간 진행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5연승을 질주하며 크게 주목받는 가운데 개인 성적표에서는 외국인 타자들이 돋보인다.

타격 7개 부문 중 5개 부문의 1위가 외국인 타자다. 타율 순위는 1위부터 4위가 모두 외국인 타자들이다. 국내 타자 중에서는 SK 와이번스 한동민이 홈런(3개·공동), SK 김창평이 도루(5개), KIA 타이거즈 김선빈이 득점(7개)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최다안타왕'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는 2연패에 시동을 걸었다. 5경기에서 타율 0.591 1홈런 13안타를 기록했다. 타율과 최다안타, 그리고 출루율(0.591)까지 3개 부문 1위다.

페르난데스는 볼넷, 몸에 맞는 공 하나 없이 출루율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안타 생산력이 뛰어나다. 타율이 그대로 출루율이다. 2년차 시즌을 맞아 더욱 무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IA 프레스턴 터커 역시 2년차로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활약상이다. 6경기에서 타율 0.476 3홈런 11타점. 타율 2위에 홈런(공동)과 타점, 그리고 출루율(0.560)과 장타율(0.905)을 더한 OPS(1.465)에서 1위다.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5안타(2홈런) 6타점으로 그야말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터커는 지난해 시즌 중 KIA의 대체 외국인으로 KBO 무대를 처음 밟았다. KIA와 재계약이 된 이후로는 미국으로 돌아가 몸집을 키우며 올 시즌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노력이 시즌 초반 결실을 맺고 있는 모양새다.

장수 외국인 타자,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도 빠지지 않는다. 로하스는 5경기에서 타율 0.455 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적은 타점이 아쉽지만 타율 3위, 최다안타 공동 2위 등 제 몫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

로하스는 벌써 KBO리그에서 4번째 시즌을 맞았다. 지난 3년 간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에 홈런도 18개-43개-24개를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마수걸이포로 통산 86홈런을 기록, 100홈런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 딕슨 마차도

새얼굴 중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딕슨 마차도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애초 '수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마차도이지만, 공격력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롯데의 초반 상승세에도 큰 영향을 끼친 활약이다.

마차도는 5경기에서 타율 0.389(4위) 3홈런(공동 1위) 8타점(공동 3위), 장타율 0.889(4위) 출루율 0.450 등 주요 타격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홈런 3개가 모두 2점 차 이내에서 나왔다. 역전 결승포, 동점포, 쐐기포 등 영양가 높은 홈런이었다.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역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 0.450(공동 4위) 2홈런(공동 4위) 3타점 장타율 0.850(공동 6위) 출루율 0.500(공동 5위)을 기록 중이다.

라모스는 꾸준함이 장점이다. 개막 이후 한 번도 무안타로 경기를 끝낸 적이 없다.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멀티홈런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장타력을 과시, 팀의 역전승에 발판을 놓기도 했다.

4년차 SK 제이미 로맥, 3년차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은 아직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로맥은 타율 0.263 1타점에 외국인 타자 10명 중 유일하게 아직 홈런이 없다. 호잉은 타율이 0.208로 낮은 편이며,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새얼굴 애런 알테어(0.250 1홈런 1타점)도 아직은 예열을 마치지 못했다.

삼성 타일러 살라디노와 키움 히어로즈 테일러 모터는 소속팀에 근심을 안기고 있다. 두 선수 나란히 타율 0.150 1홈런을 기록 중. 타점은 살라디노가 2개, 모터가 3개를 올렸다. 몇 차례 호수비를 선보인 모터와 달리 살라디노는 실책까지 2개를 기록해 공수에서 부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