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됐던 K리그가 드디어 막을 올린다.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개막을 기다린 이청용(33·울산), 김보경(31·전북), 데얀(39·대구)에게는 올 시즌이 더욱 특별하다.

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로 '하나원큐 K리그1 2020'이 막을 올린다. 2월 29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개월이 연기됐다.

개막이 늦어진 만큼 모두가 활약을 다짐하는 가운데 누구보다 관심을 모으는 얼굴이 있다. K리그로 돌아온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그 주인공이다. 11년 전 FC서울을 떠나 잉글랜드, 독일 무대를 누비던 이청용은 올 시즌부터 울산의 유니폼을 입는다.

오랜만에 한국 축구 팬들 앞에 서는 이청용 입장에서는 한동안 유럽 무대에서 뛰지 못했던 한까지 풀 수 있는 기회다.

이청용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K리그에서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울산과 함께 이룬다면 더 없이 기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2위에 그쳤던 울산에도 이청용의 합류는 큰 힘이 된다.

김보경은 전북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도전한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 울산에 임대 이적해 13골 9도움을 기록,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활약을 인정받은 김보경은 시즌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김보경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던 울산이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준우승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보경은 2016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몸 담았던 전북과 다시 손 잡았다. 김보경은 2016년 당시 전북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 한 바 있다.

김보경은 지난달 AFC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올해 팬들과 함께 더 위대한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올해 3개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데얀은 대구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데얀은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다. 그는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에 입성한 뒤 11년 동안 357경기에서 189골, 45도움을 기록 중이다. 데얀이 넣은 골은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다. 또한 FC서울에서 뛰던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K리그 최초로 3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데얀은 지난해 수원 삼성 주전 경쟁에서 밀려 3골 1도움에 그쳤다. 시즌 막판에는 벤치에도 앉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팀이 될 수도 있는 대구에서 시즌을 앞둔 데얀은 "나를 믿어주고 선택해준 것에 대해서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며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들과 더불어 울산 현대에 새롭게 둥지를 튼 조현우(29), 윤빛가람(30), 강원FC에서 은사 김병수 감독과 재회한 김승대(29), 고무열(30), FC서울이 영입한 젊은피 한승규(24), 한찬희(23),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포항 스틸러스에 임대된 최영준(29) 등도 지켜볼 이적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