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잔뜩 움츠렸던 거리가 점차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에 머물면서 바이러스 확산세가 누그러진 데다 날씨도 풀리면서 ‘춘래불사춘’이라는 얘기가 언제 있었냐는 듯 거리를 오가는 사람과 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말 도심 공원이나 유명 관광지는 상춘객들로 북적이고 거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뛸 정도로 많아졌다. 감염 우려에 위축된 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서로를 경계하던 긴장된 상황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재확산 우려가 상존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그대로다. 특히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코로나19를 다시 크게 번지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번 연휴 기간 김포와 제주 간 항공편 예약률이 80%를 웃돌고, 특히 연휴 첫날인 30일 김포발 제주행 노선 예약률은 93%에 달한다. 제주의 유명 호텔도 평균 90%대 예약률을 보이는가 하면 제주 절물자연휴양림 숙박시설은 만실을 기록했다. 또 다른 대표적 관광지인 동해안 사정도 비슷해 강릉, 속초, 삼척, 양양 등지의 리조트와 대형 숙박업소도 연휴 예약이 거의 찼다고 한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반길 일이지만 이번 연휴가 오히려 민관의 의기투합으로 어렵사리 일궈낸 방역 성과를 거꾸로 되돌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경고처럼 코로나19 사태는 쉽게 끝날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세밀한 전략으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전파력이 강한 데다 경증이나 무증상인 경우도 많아 언제든 다시 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 신규 확진자 수 감소 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꾸준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