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2주년을 맞았다.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모습은 남북관계의 새 전환점을 보여 줬으며, 남북군사합의 등 후속 조치들로 긴장이 크게 완화하는 성과를 봤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노딜’을 분기점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고 이에 따른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서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여기에다 최근 불거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그에 따른 각종 추측의 난무는 진위를 떠나 한반도 정세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당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긴장완화와 비핵화, 통일을 향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여러모로 상황은 여의치 않지만, 합의 정신을 되살리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겠으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큰 틀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4·27선언 2주년을 맞아 정부의 남북 교류·협력 재개 노력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동해 북부선 사업을 조기 추진키로 해 남북 철도 연결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경제공동체 기반 구축을 위한 ‘통일경제특구법’ 제정과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대북 개별관광을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에도 주력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다시 추진한다. 분단 이래 남북 정상 간 첫 만남의 결과물인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공동 기념행사도 추진한다.



하지만 지난해 남북을 오간 선박과 항공기가 전혀 없었고, 남측을 방문한 북측 인사 역시 한 명도 없었다. 북한의 기본 전략에 변화가 없는데 남한의 움직임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코로나19로 북한 경제도 어려워진 데다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남한의 정치 지형 변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보건 협력이 시급한 때다. 북한은 보건과 인도주의 분야에서라도 우선 교류·협력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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