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프로야구 세리머니도 바꿔놓고 있다. 익숙한 하이파이브 대신 발을 맞대기도 하고 하와이식 인사법을 활용하는 구단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오는 5월5일 정규시즌 개막을 확정했지만 코로나19 탓에 지켜야하고 또 피해야 하는 것도 많다. 선수단은 경기장과 덕아웃 외에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며 침 뱉는 행위도 피해야 한다. 또한 선수단 접촉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하이파이브 등의 단체 세리머니도 자제해야 한다.

아직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강제되거나 징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은 어색하더라도 최대한 따르려 하고 있다.

특히 하이파이브는 프로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리머니로 홈런, 득점 등의 상황에서 동료 및 코치와 기쁨과 격려를 나누는 행위다. 다만 접촉이 이뤄지는 일이라 감염 우려를 피하기 힘들다.

이에 일부 구단은 하이파이브를 대신할 비접촉 세리머니를 고안하고 있다. 벌써 특별한 방식으로 하이파이브를 대신하는 구단들도 있다.KIA는 맷 윌리엄스 감독이 하와이식 인사법에서 따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주먹을 쥔 뒤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는 것으로 접촉 없이 자신의 기쁨을 표현한다. KIA 관계자는 "멋지다는 뜻으로 쿨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하와이에서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더라"고 설명했다.

키움의 일명 '힘내세요 세리머니'도 돋보인다. 치켜세운 엄지 손가락을 다른쪽 손바닥이 받치는 동작이다. 이는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화 표현으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접촉이 없기 때문에 하이파이브를 대체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SK 역시 제이미 로맥이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허공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펼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SK는 선수단 차원에서 하이파이브를 대신할 자체 세리머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다른 구단들도 하이파이브를 대신할 비접촉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이틀간 열린 연습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은 맨손 하이파이브 대신 발로 하이파이브를 대신하거나 글러브를 낀 채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으로 접촉을 최소화했다.

아직 대다수의 선수들이 기쁨의 순간, 무의식적으로 하이파이브를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점점 이를 자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보다 창의적이고 색다른 하이파이브 대체 세리머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