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통의 전남 무안군 백제고 여자 핸드볼팀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

22일 무안군과 백제고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백제고 핸드볼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팀 해체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뛸 선수가 없어 코칭스태프와 학교 재단은 더 이상 팀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학생 체벌 문제로 학부모와 코칭스태프 간 갈등 끝에 운영이 중단된 이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 해체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980년 백제여상에서 시작해 일반고인 바뀐 백제고는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여자 핸드볼 명문팀을 보유했다. 졸업 후 초당대와 실업팀인 초당약품으로 진로가 이어지는 등 안정적인 선수생활도 가능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초당약품의 경영난으로 초당대와 초당약품 핸드볼팀이 해제됐고, 백제고만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마저도 점차 비인기 종목과 엘리트 체육 기피현상으로 수년전부터 선수 수급 문제에 봉착해 왔다.

백제고는 코치가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부산에서 선수 3명을 데려오고, 골키퍼는 일반 학생을 세우며 가까스로 7명을 맞춰 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열악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런 와중에 체벌 문제가 터지면서 부산에서 온 3명의 학생들은 돌아갔고, 팀에 있던 3명의 선수들은 운동을 포기한 상태다.

백제고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정부 지침으로 학생 선수들의 기숙생활도 금지하면서 선수단 유지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학교 재단측에서도 계속 어렵게 끌고 온 것을 알기에 이쯤하면 그만해도 되지 않냐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백제고 핸드볼팀이 문을 닫게 되면 무안중학교, 무안초등학교 핸드볼팀도 연쇄적인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당장 내년에 진학하는 무안중학교 3학년 핸드볼 선수 3명이 갈 곳을 잃었다. 올해 졸업한 학생 선수 1명도 백제고 상황이 좋지 않아 강원도 삼척으로 진학했다.

무안초등학교 핸드볼팀은 지난해 남녀 2명씩 4명이 꿈나무 국가대표로 선정됐고 무안초·무안중 핸드볼 팀은 각 대회마다 입상할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전남도교육청 체육교육팀 관계자는 "전남에서 유일한 여자 핸드볼팀인 백제고의 경우 팀 구성이 안돼 전국체전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됐다"며 "대회에 나가지 못하면서 실업팀으로 진로도 막혀 핸드볼을 하려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핸드볼팀 유지를 위해 학교측과 계속 얘기를 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무안=이기성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