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프로야구가 5월1일 혹은 5일에 개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지막 관심사는 우려가 따르고 있는 144경기 완주 여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오전 서울 양재동 캠코타워에서 긴급 이사회(사장단 모임)를 열고 2020 KBO리그 개막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뤄진 정규시즌 개막 날짜가 이날 확정될 전망이다. 지난 14일에 열렸던 이사회에서 KBO는 21일 이사회 때 개막일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모로 개막이 탄력 받을 조건이 마련됐다. 조심스럽기는 하나 코로나19 국내 발생 확진자가 일일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등 흐름이 나아졌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야외 스포츠도 '무관중 경기'와 같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고무적이다.

한시라도 빠른 개막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 5월1일 개막이 유력하다는 분위기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시점과 어린이날의 상징성을 고려, 5일에 개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 방지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경기는 무관중으로 펼쳐진다. KBO는 상황에 따라 관중 입장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소규모에서 출발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방식이 유력하다.

개막에 앞서 21일부터는 구단간 연습경기가 시작된다. 당일치기가 원칙으로 구단별 4경기씩 치른다. 사실상 시범경기 역할로, 개막에 앞서 최종 리허설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과제는 144경기 유지 여부다. KBO는 지난 이사회 때도 이에 대해 오랜 시간 토론했다. 그만큼 예민한 문제인데 일단 5월초 개막이 확정되면 물리적으로 144경기 소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KBO와 구단들은 재정적 이유를 들어 144경기 소화를 최우선 방침으로 밀고 나갔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돼 올림픽 휴식기가 필요 없어졌고, 올스타전 역시 개최하지 않는 방향이 유력해 일정 상 여유가 생겼다. 11월 하순 포스트시즌을 고척돔 중립경기로 치르는 방안도 정해지며 날씨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하지만 여전히 144경기 강행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존재한다. 여유가 생겼다지만 그래도 타이트한 일정이고 여름 이후 집중될 기후변수도 부담요소다.

KBO는 일단 취소된 경기에 한해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를 대안으로 꼽았지만 선수층이 얇은 KBO리그 현실에서 경기력 저하, 부상위험 증가는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7월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가 연달아 열리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몇 년 간 경기력 저하와 관련한 팬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KBO로서는 고민이 깊을 상황이다. 변수로 가득한 올 시즌까지 무리하게 진행하다 또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여론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축소로 인한 재정적인 손실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기도 어렵다.

5월초 개막이라는 단초는 마련했지만 아직 KBO의 고심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