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라이트 박철우(35)를 품은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다가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17일 박철우에게 역대 구단 최고 대우를 제시, FA 계약을 이끌어냈다. 20일 구단 공식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한전의 과감한 베팅으로 FA 시장 역대 최고 이변을 일으켰다.

박철우의 합류는 부임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장병철 한전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장 감독은 2019-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조기 종료된 상황에서 7개 팀 중 7위로 아쉽게 데뷔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다가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 한전은 라이트 박철우에, 준수한 레프트 외국인 선수를 뽑아 강력한 좌우 쌍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이번 FA시장에서 리시브가 좋은 이시몬까지 OK저축은행에서 데려왔다.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전 현대캐피탈·쿠바), 알렉산드르 페레이라(등록명 알렉스·전 KB손해보험·포르투갈) 등 준수한 레프트들이 지원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각 구단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상태다.

한국전력은 박철우 영입으로 인한 보상선수 문제와 약점으로 꼽히는 센터 자원 보강만 잘 진행된다면 충분히 다음 시즌 하위권을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전망이다.

박철우는 A그룹이라 한전은 이전 시즌 그의 연봉 200%와 보호선수 5명을 제외한 선수 중 한 명을 내주거나, 연봉 300%를 내줘야 한다.

박철우의 영입은 단순한 전력 상승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 그간 한전은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FA시장에서 선수들이 오퍼를 받더라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박철우 영입을 토대로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쑥 들어가게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박철우의 이적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라며 "다음 시즌 남자부 판도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