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위기에 봉착한 경제로 쏠리고 있다. 자가격리, 이동 제한, 국경 폐쇄라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대봉쇄로 세계 경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도 내수와 수출의 동반 절벽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소득층은 생계 위협에 직면하고 실업자가 넘쳐나며,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이 선거와 정쟁에 매몰되면서 시급한 민생 관련 법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이 묻혀 있다. 이젠 총선도 끝났으니 여야 정치권은 합심해서 입법과 예산 심사 기능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분초를 다툴 정도로 응급을 요하는 경제·민생 현안이 도처에 널려 있다.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민생 구제와 일자리 방어다. 당연히 국회도 이러한 국가적 과업 수행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정부는 네 차례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150조원 규모의 취약계층 생계지원과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구제, 금융시장 안정 대책 등을 쏟아냈다. 이들 대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과 적절한 예산 배분으로 측면 지원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국회 논의과정에서 보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도적으로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



여야는 우선 국민적 관심사인 긴급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지원 여부를 결정해 신속한 집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가구당(4인 기준) 10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16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총선 직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가구당 10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미래통합당은 국민 1인당 50만원씩을 지급하자고 나서 정부안의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보편적 복지 실현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재정 여건 등을 면밀히 살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