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보 공천 과정이 한국정치의 현주소
김윤호 논설위원입력 : 2020. 03. 31(화) 18:57
3월 26일과 27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역구 후보는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등 1118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전국 253개 지역구에 21개 정당에서 추천한 1118명이 등록해서 4,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당투표를 통한 비례후보는 35개 정당에서 312명이 47석의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겨룬다. 지역구 의석 4석 이상이나 3% 이상 득표했을 때, 1명 이상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배당된다.
최종 등록 지역구 후보자 1118명 중 50대가 53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291명)·40대(181명)·30대(56명) 순이었다. 남성이 904명으로 전체의 80.9％였다. 직업별로 보면 정치인이 591명으로 전체의 52.9％였고, 변호사(61명), 교육자(49명), 회사원(34명), 의사·약사(25명) 순이었다. 서울 종로에 가장 많은 12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등록된 후보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인 387명(36.8％)이 전과가 있었다. 전과자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허경영 대표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 79명, 미래통합당 60명, 민중당 38명, 정의당 37명이었다. 여성 후보 198명을 제외한 854명 중 145명(17％)이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50명), 통합당(27명), 배당금당(26명), 정의당(12명)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체납 경력이 있는 후보도 150명(14.3％)으로 나타났다. 우리공화당 이동규(대전 서을) 후보가 12억5251만원을 체납했고, 세금 납부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김병관 민주당 후보(경기 성남분당갑)로 최근 5년간 103억7906만원을 냈다. 김 후보는 재산신고액도 2311억4449만원으로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등록 후보 1인당 평균 재산은 15억 1230만원이다.
현행 선거법상 지역구 후보이든, 비례대표 후보이든 무소속 출마가 아니면 소속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가능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기 위하여 정당의 공천을 받는 과정은 그야말로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 험악하다. 자격과 능력, 평판과 지명도, 돌파력과 이기심, 돈과 빽이 뒤섞여서 돌아가는 예측 불허의 혼돈과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난무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고 득표하기 위해서 뛰는 선거전은 선거법을 준수하면서 싸우는 보이는 전쟁이라면,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하여 싸우는 전쟁은 보이지 않는 정글 속의 전쟁이다. 물론 공천 경쟁 상대가 명백하게 드러난 경우도 있고, 경쟁과 협력 관계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공천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체적으로 많다는 의미에서 정글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민의(民意)의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거대 양대 정당의 극한 투쟁정치를 지양(止揚)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다당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최종 35개 정당이 비례후보를 등록하여 투표 용지 길이가 48,1cm가 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인 비례한국당을 만들었다고 극렬히 비난하더니, 비례 의석을 뺏기지 않으려고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참여하기로 했던 민생당,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 정치개혁연합이 떨어져 나가면서 배신감을 나타냈다.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열린민주당을 만들어서 비례후보를 내는 혼란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자매정당이라면서 비례한국당을 급히 만들었으나 비례후보 명단이 미래통합당의 바람과 상징 등에 맞지 않는다는 갈등에 휩싸여서 당대표가 사퇴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이 교체되고 후보 명단이 대폭 바뀌는 홍역을 치루었다. 국회의원 후보로 오르는 일이 어찌 그리 쉽겠는가.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을 비롯하여 비례후보만 내는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바꾸거나 급조되는 바람에 국민들은 정당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는 단골 정치평론가들이나 교수들도 메모까지 해와서 보면서도 더듬거리고 혼동하고 있는 광경을 본다. 4·15 21대 총선은 예비 후보 선거기간을 지나서 본격 선거전은 4월 2일 돌입한다. 투표일에 국민들은 급조된 이름들도 비슷하고 하도 많아서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 자기가 찍을 비례 정당 이름을 메모해 가지고 가야 하는 희한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김윤호 논설위원
정당투표를 통한 비례후보는 35개 정당에서 312명이 47석의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겨룬다. 지역구 의석 4석 이상이나 3% 이상 득표했을 때, 1명 이상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배당된다.
최종 등록 지역구 후보자 1118명 중 50대가 53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291명)·40대(181명)·30대(56명) 순이었다. 남성이 904명으로 전체의 80.9％였다. 직업별로 보면 정치인이 591명으로 전체의 52.9％였고, 변호사(61명), 교육자(49명), 회사원(34명), 의사·약사(25명) 순이었다. 서울 종로에 가장 많은 12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등록된 후보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인 387명(36.8％)이 전과가 있었다. 전과자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허경영 대표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 79명, 미래통합당 60명, 민중당 38명, 정의당 37명이었다. 여성 후보 198명을 제외한 854명 중 145명(17％)이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50명), 통합당(27명), 배당금당(26명), 정의당(12명)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체납 경력이 있는 후보도 150명(14.3％)으로 나타났다. 우리공화당 이동규(대전 서을) 후보가 12억5251만원을 체납했고, 세금 납부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김병관 민주당 후보(경기 성남분당갑)로 최근 5년간 103억7906만원을 냈다. 김 후보는 재산신고액도 2311억4449만원으로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등록 후보 1인당 평균 재산은 15억 1230만원이다.
현행 선거법상 지역구 후보이든, 비례대표 후보이든 무소속 출마가 아니면 소속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가능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기 위하여 정당의 공천을 받는 과정은 그야말로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 험악하다. 자격과 능력, 평판과 지명도, 돌파력과 이기심, 돈과 빽이 뒤섞여서 돌아가는 예측 불허의 혼돈과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난무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고 득표하기 위해서 뛰는 선거전은 선거법을 준수하면서 싸우는 보이는 전쟁이라면,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하여 싸우는 전쟁은 보이지 않는 정글 속의 전쟁이다. 물론 공천 경쟁 상대가 명백하게 드러난 경우도 있고, 경쟁과 협력 관계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공천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체적으로 많다는 의미에서 정글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민의(民意)의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거대 양대 정당의 극한 투쟁정치를 지양(止揚)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다당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최종 35개 정당이 비례후보를 등록하여 투표 용지 길이가 48,1cm가 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인 비례한국당을 만들었다고 극렬히 비난하더니, 비례 의석을 뺏기지 않으려고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참여하기로 했던 민생당,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 정치개혁연합이 떨어져 나가면서 배신감을 나타냈다.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열린민주당을 만들어서 비례후보를 내는 혼란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자매정당이라면서 비례한국당을 급히 만들었으나 비례후보 명단이 미래통합당의 바람과 상징 등에 맞지 않는다는 갈등에 휩싸여서 당대표가 사퇴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이 교체되고 후보 명단이 대폭 바뀌는 홍역을 치루었다. 국회의원 후보로 오르는 일이 어찌 그리 쉽겠는가.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을 비롯하여 비례후보만 내는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바꾸거나 급조되는 바람에 국민들은 정당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는 단골 정치평론가들이나 교수들도 메모까지 해와서 보면서도 더듬거리고 혼동하고 있는 광경을 본다. 4·15 21대 총선은 예비 후보 선거기간을 지나서 본격 선거전은 4월 2일 돌입한다. 투표일에 국민들은 급조된 이름들도 비슷하고 하도 많아서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 자기가 찍을 비례 정당 이름을 메모해 가지고 가야 하는 희한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김윤호 논설위원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