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5일 만에 귀국했다. 최다 연습경기(20차례)를 치르는 등 새로운 외국인 사령탑과의 조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지난 2월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한 미국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친 KIA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당초 지난 7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국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일정을 열흘 가량 연기했다.

훈련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막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야구계가 혼란에 빠졌지만 KIA는 발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처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는 빠르게 플로리다 캠프를 연장했고 국내가 진정되고 반대로 미국에서 확산될 시점에 귀국하게 됐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훈련에 큰 지장을 받지 않았다.

캠프 기간 연습경기를 무려 20차례나 가졌다. 지난 2월21일부터 미국 대학 독립리그 연합팀과 매일 같이 경기를 펼쳤고 최종 14승2무4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당초 맷 윌리엄스 감독은 캠프 중반이후 메이저리그 방식으로 휴식 없이 실전을 이어간다고 밝혔는데 연장 기간 포함 이를 그대로 이행했다.

양현종, 최형우 등 베테랑들은 물론 정해영 등 다수의 신예들도 실전에 모습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애런 브룩스, 드류 가뇽 두 명의 외국인 투수도 각자 스케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2년차를 맞는 외야수 프레스턴 터커도 적응도를 높였다.

그 외 임기영, 홍건희 등의 4,5선발 경쟁, 재기를 노리는 이적생 홍상삼의 피칭, 새로운 키스톤 콤비 김선빈-박찬호의 호흡 등이 이번 캠프 내내 관심을 모았다.

이 모든 과정에는 윌리엄스 감독의 남다른 지도방식이 있었다.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자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자랑하는 그는 금세 KIA에 적응한 뒤 이에 맞는 지도력을 뽐냈다.

호랑이 사령탑이라는 별명답게 전반적으로 카리스마가 넘쳤지만 동시에 선수단의 분위기를 살리는 자상한 면도 있었다. 효율적이면서도 기본기를 강조하는 지도방식으로 캠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윌리엄스 감독은 "예정보다 길어졌던 캠프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고맙다"며 "많은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 유익한 캠프였다"고 총평했다.

선수들이 빨리 윌리엄스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익숙해지도록 1·2군이 모인 합동 캠프를 진행한 KIA는 이제 정규시즌에서 성과를 발휘한다는 각오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정규시즌 개막일자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그 사이 컨디션 조절 등이 관건이다.

KIA는 17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8일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자체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