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와 화제다. 이 총회장이 국민에게 사과한다면서 절을 할 때 양복 상의 소매가 올라가면서 시계 속 글씨 뿐 아니라 날짜 표시창의 숫자까지 고스란히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총회장은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타났을까. 아마 평소 애용한 시계로 보인다. 그래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습관처럼 차고 나왔을 것이다.



기자회견은 2일인데 날짜 표시창이 ‘31’인 것은 기계적 오류다. 아날로그 시계는 월말에 날짜를 고쳐야 한다. 올해 2월은 29일까지다. 그런데 아날로그 시계의 날짜 숫자판은 31까지 있다. 그래서 3월 1일엔 이틀을 강제로 돌려야 하는데 미처 바꾸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3월 1일엔 30으로 표기되고 2일에는 31로 나왔을 것이다.



어쨌든 이만희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와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신천지와 박근혜의 오랜 친분설에서부터 현재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명이 신천지와 같다는 해석도 있다.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신천지(新天地)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새누리’이기 때문이다. 이만희 총회장도 설교 중에 ‘새누리 당명을 내가 지었다’고 자랑했었다는 전언이다.



미래통합당은 신천지 얘기만 나오면 화들짝 놀란다. 이번에도 논란이 확산되자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미래통합당 인사들은 일제히 ‘가짜 시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박 대통령은 친분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없었더라도 신천지를 부정했을지 궁금하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얼마 전 이총회장이 착용한 시계와 똑같은 금장시계를 4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금장시계는 국회의원용이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신천지와 박근혜, 그리고 지금의 미래통합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