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에 다녀온 고향 방문길
김윤호 논설위원입력 : 2020. 02. 25(화) 17:13
지금 온 나라와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방역과 관리로 긴장과 경계 상태에 있다. 심각 단계로 상향되어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다. 처음에는 ‘우한(武漢) 페렴’이라고 부르다가 중국 특정 지명이어서 중국 혐오감을 보장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고 공식적으로 개칭했다. 그러다가 다시 이름이 너무 길었던지 지금은 정부와 언론에서 ‘코로나19’라고 개명해서 부르고 있다.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지난 20일 우한 코로나 관련 공식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붙였다. 이를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는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며 코로나19라고 고쳐 부르더니,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정부가 먼저 쓴다‘며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코로나19라는 병명 앞에 ‘대구’를 붙여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 지역주의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보도나 소셜미디어상 도는 말 중에 '대구 폐렴' '대구 코로나' 등과 같은 말이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대구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지 않듯 '대구 폐렴'도 없다. 코로나 19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갔다.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과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전염병 이름을 두고 벌어진 일이다.
내가 자주 반복하면서 강조했듯이 우리는 말로 살아가기 때문에 말이 중요하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단체나 행사 이름이나 명칭은 더욱 중요하다. 이번에 보듯이 질병 이름도 엄청 중요하다. 질병 이름 앞에 어떤 사람이나 지명, 국가 명칭이 붙는다면 이미지와 명예가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남에게 인정도 받아야 하고, 자기에 걸맞는 명예와 이미지, 평판을 갖게 되고 지키고 싶어 한다. 나쁜 사람, 이상한 지역, 혐오스러운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남쪽 지방 서남해 지역, 굴비로 유명한 영광을 가기 위해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 새벽에 도착했다. 여느 때와 달리 갈 때와 올 때 고속버스 좌석은 절반도 차지 못했다. 필요 불가결한 일이 아니면 음직이지 않는다는 민심의 표현이다. 고향 집에서 청소와 필요한 일을 마치고, 버스 타러 가는 길 가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등 산소에 성묘했다. 성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밭에서 농사일을 하시던 마을 주민 부부의 순박한 얼굴을 보면서 나눈 안부 대화는 맑고 서늘한 청량감(淸凉感)을 주었다. 마음이 순수한 자에게 복이 있을 것이다.
광주에서 문중(門中) 논(畓)과 문중 산(山)에 관한 일로 만난 일가 동생과의 대화는 참 힘들었다. 정직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두 번째 만남이었다. 진실이 거짓을, 정의가 불의를 상대한다는 것, 설득하고 이겨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돈에 관련된 일이라서 자칫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고, 가지 말아야 할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 절반의 해결을 하고 돌아왔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이 되었다가 다시 덧나는 형세이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회와 신천지(新天地) 이만희 총회장(교주)의 출생지, 성지(聖地)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전염병을 옛날 같으면 돌림병이라고 부르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怪疾), 죄 지은 사람들을 혼내는 하늘의 벌(罰)로 생각했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의학적 지식과 역학적(疫學的) 대응이 놀라운 시대이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21일 신도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별편지'를 보내서 ‘금번 병마(病魔)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짓입니다.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깁시다. 우리의 본향은 천국입니다.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합시다’라고 말했다.
과학과 종교(신앙)의 세계는 분명히 다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학문의 자유, 진리탐구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종교의 자유도 중대한 자유의 하나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公共)의 안녕질서와 복지, 행복 추구권 등 헌법적 상위의 근본가치에 위배될 때에는 국가는 적절한 개입과 통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천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자가 격리와 외출 자제 등 범 국민적인 자발적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윤호 논설위원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지난 20일 우한 코로나 관련 공식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붙였다. 이를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는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며 코로나19라고 고쳐 부르더니,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정부가 먼저 쓴다‘며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코로나19라는 병명 앞에 ‘대구’를 붙여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 지역주의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보도나 소셜미디어상 도는 말 중에 '대구 폐렴' '대구 코로나' 등과 같은 말이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대구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지 않듯 '대구 폐렴'도 없다. 코로나 19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갔다.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과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전염병 이름을 두고 벌어진 일이다.
내가 자주 반복하면서 강조했듯이 우리는 말로 살아가기 때문에 말이 중요하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단체나 행사 이름이나 명칭은 더욱 중요하다. 이번에 보듯이 질병 이름도 엄청 중요하다. 질병 이름 앞에 어떤 사람이나 지명, 국가 명칭이 붙는다면 이미지와 명예가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남에게 인정도 받아야 하고, 자기에 걸맞는 명예와 이미지, 평판을 갖게 되고 지키고 싶어 한다. 나쁜 사람, 이상한 지역, 혐오스러운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남쪽 지방 서남해 지역, 굴비로 유명한 영광을 가기 위해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 새벽에 도착했다. 여느 때와 달리 갈 때와 올 때 고속버스 좌석은 절반도 차지 못했다. 필요 불가결한 일이 아니면 음직이지 않는다는 민심의 표현이다. 고향 집에서 청소와 필요한 일을 마치고, 버스 타러 가는 길 가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등 산소에 성묘했다. 성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밭에서 농사일을 하시던 마을 주민 부부의 순박한 얼굴을 보면서 나눈 안부 대화는 맑고 서늘한 청량감(淸凉感)을 주었다. 마음이 순수한 자에게 복이 있을 것이다.
광주에서 문중(門中) 논(畓)과 문중 산(山)에 관한 일로 만난 일가 동생과의 대화는 참 힘들었다. 정직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두 번째 만남이었다. 진실이 거짓을, 정의가 불의를 상대한다는 것, 설득하고 이겨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돈에 관련된 일이라서 자칫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고, 가지 말아야 할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 절반의 해결을 하고 돌아왔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이 되었다가 다시 덧나는 형세이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회와 신천지(新天地) 이만희 총회장(교주)의 출생지, 성지(聖地)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전염병을 옛날 같으면 돌림병이라고 부르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怪疾), 죄 지은 사람들을 혼내는 하늘의 벌(罰)로 생각했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의학적 지식과 역학적(疫學的) 대응이 놀라운 시대이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21일 신도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별편지'를 보내서 ‘금번 병마(病魔)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짓입니다.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깁시다. 우리의 본향은 천국입니다.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합시다’라고 말했다.
과학과 종교(신앙)의 세계는 분명히 다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학문의 자유, 진리탐구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종교의 자유도 중대한 자유의 하나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公共)의 안녕질서와 복지, 행복 추구권 등 헌법적 상위의 근본가치에 위배될 때에는 국가는 적절한 개입과 통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천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자가 격리와 외출 자제 등 범 국민적인 자발적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윤호 논설위원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