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
김윤호 논설위원입력 : 2020. 02. 18(화) 16:43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1월 29일 자 경향신문 정동칼럼에 '민주당만 빼고'란 제목의 칼럼에서 "촛불 집회 당시 많은 사람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 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이름으로 2월 5일 임 교수와 그의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 담당자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임 교수 고발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임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더불어민주당 은 ‘국민에 사과하라’고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지도부는 침묵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 내정자이며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겸손하지 못해서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대리 사과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에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한 말에 대해 "사과는 없고 텅 빈 수사만 있다.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고 있는 위선"이라고 했다.
언론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여론에 떠밀려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지만 고발인인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임 교수를 선거법 위반으로 중앙선관위에 신고하고 임 교수가 과거 안철수 선거 캠프 출신이라는 등 신상 털기를 했다. 이에 맞서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이해찬 대표가 불순한 동기를 갖고 임 교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 3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만(傲慢)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썼다. 임 교수 칼럼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를 비판하는 취지이다. 대구 북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홍의락 의원(재선)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라며 "민심은 하늘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 민주당에게 온전하고 겸손하기를 원한다. 더구나 스스로 검찰을 하늘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청와대 신동호 연설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 진보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정곡(正鵠)을 찌르는 참 의미 심장한 지적이다. 청와대가 아직은 살아 있다.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자 오늘 2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집값, 임미리 교수 논란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누구나, 어느 개인이나, 어느 조직이나, 어느 국가나, 어느 민족이나 오만해 질 수도 있고 잘못을 할 수도 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무적(無敵)의 위대한 로마제국도 지배계급 귀족들의 방탕과 오만으로 패망했다. 모든 짐승의 왕, 백수(百獸)의 왕이라는 사자도 외부의 적이 아니라 자기 내부의 적, 조그마한 병균에 의해서 죽는다.
인간은 누구나 잘 나가면 자칫 오만해지기 쉽다. 남을 가볍게 보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남의 존재를 무시한다.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한다. 남의 도움을 모르거나 과소평가한다. 칭찬 받기만을 바라고 귀에 거슬리는 비판은 배척한다. 자기가 최고라는 자기 도취에 빠진다. 자기 보다 못한 사람에게서도 겸손하게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낭패를 볼 때 까지 자기 도취의 오만함과 잘못을 모른다. 자기 성찰을 하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린다. 인생 무상(無常)과 권력 무상을 모른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2천5백년 전에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하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愼其獨 一日三省)’는 불멸의 교훈을 남기고 있다.
김윤호 논설위원
임 교수 고발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임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더불어민주당 은 ‘국민에 사과하라’고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지도부는 침묵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 내정자이며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겸손하지 못해서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대리 사과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에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한 말에 대해 "사과는 없고 텅 빈 수사만 있다.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고 있는 위선"이라고 했다.
언론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여론에 떠밀려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지만 고발인인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임 교수를 선거법 위반으로 중앙선관위에 신고하고 임 교수가 과거 안철수 선거 캠프 출신이라는 등 신상 털기를 했다. 이에 맞서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이해찬 대표가 불순한 동기를 갖고 임 교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 3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만(傲慢)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썼다. 임 교수 칼럼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를 비판하는 취지이다. 대구 북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홍의락 의원(재선)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라며 "민심은 하늘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 민주당에게 온전하고 겸손하기를 원한다. 더구나 스스로 검찰을 하늘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청와대 신동호 연설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 진보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정곡(正鵠)을 찌르는 참 의미 심장한 지적이다. 청와대가 아직은 살아 있다.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자 오늘 2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집값, 임미리 교수 논란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누구나, 어느 개인이나, 어느 조직이나, 어느 국가나, 어느 민족이나 오만해 질 수도 있고 잘못을 할 수도 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무적(無敵)의 위대한 로마제국도 지배계급 귀족들의 방탕과 오만으로 패망했다. 모든 짐승의 왕, 백수(百獸)의 왕이라는 사자도 외부의 적이 아니라 자기 내부의 적, 조그마한 병균에 의해서 죽는다.
인간은 누구나 잘 나가면 자칫 오만해지기 쉽다. 남을 가볍게 보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남의 존재를 무시한다.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한다. 남의 도움을 모르거나 과소평가한다. 칭찬 받기만을 바라고 귀에 거슬리는 비판은 배척한다. 자기가 최고라는 자기 도취에 빠진다. 자기 보다 못한 사람에게서도 겸손하게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낭패를 볼 때 까지 자기 도취의 오만함과 잘못을 모른다. 자기 성찰을 하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린다. 인생 무상(無常)과 권력 무상을 모른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2천5백년 전에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하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愼其獨 一日三省)’는 불멸의 교훈을 남기고 있다.
김윤호 논설위원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