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선발 경쟁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 김광현(31)이 다음 단계를 위해 나아갈 준비를 앞두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공식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2년 간 800만달러, 인센티브 포함 최대 1100만달러(약 128억원)가 조건이다.

연간 400만달러(약 46억7000만원)를 보장받는 계약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작지 않은 규모다. 여기에 김광현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 거부권은 선수에게 유리한 사항이다. 김광현이 원하지 않는 이상 구단은 김광현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없다. 김광현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윤석민과 같은 조건이다.

악용 가능성도 있다. 윤석민이 그랬다. 선수를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마이너 거부권은 의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김광현의 경우 몸값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계약 조건을 살펴보면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에게 꽤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할 것"이라며 그의 보직이 선발투수로 확정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김광현은 당연히 선발투수로 뛰는 것이 목표다. KBO리그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김광현의 보직은 언제나 선발이었다. 세인트루이스도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보고 있지만, 직접 그의 기량을 체크한 뒤 보직을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마일스 마이콜라스, 다코타 허드슨 등 1~3선발이 탄탄하다. 4,5선발을 맡았던 마이클 와카는 뉴욕 메츠와 FA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남은 2자리를 놓고 김광현이 경쟁자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 '유망주' 알렉스 레예스가 김광현의 경쟁자로 꼽힌다. 팔꿈치 부상 이후 불펜에서 뛰고 있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언젠가는 선발로 돌아와야 한다. 1~3선발은 물론 웨인라이트, 레예스, 마르티네스까지 모두 우완이라는 점에서 '좌완'인 김광현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가 후한 조건에 김광현과 계약한 이유도 좌완 선발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입단식에서 "선발투수가 가장 좋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결국 선발투수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김광현에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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