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소사, 라울 알칸타라, 세스 후랭코프 등 KBO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투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두 자릿수 승수, 150㎞ 강속구 등 리그에서 이미 실력이 입증된 이들 외국인투수에 대한 수요가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0일 2020년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총 71명이 이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몇몇 굵직한 이름이 눈에 띄었다. KBO리그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강속구 투수 소사(SK), 첫 시즌에 11승(11패)을 기록한 알칸타라(KT), 2018년 다승왕 후랭코프(두산), 대체선수로 합류해 강한 인상을 남긴 좌완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NC) 등 외국인선수 10명은 구단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자유의 몸이 된 이들은 타 구단, 타 리그 제안을 기다릴 예정이다.

이들이 KBO리그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직 대다수 구단이 2020시즌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일단 10개 구단 모두 적극적으로 해외 리그에서 선수들을 물색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미국은 물론 최근에는 대만선수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선수들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구단별 속도차이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이들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외국인선수들이 부름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구단들 모두 새 얼굴, 보다 강한 외국인선수 영입을 목표로 외부영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기존 구단에서 퇴출됐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는 높아진 연봉, 몸 상태에 대한 우려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몇 년간 꾸준했던 몇몇 외국인선수는 가능성을 닫아두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KBO리그 대표 외국인투수로 자리매김한 소사의 경우 여전히 150㎞ 이상의 강속구가 매력적인데다 따로 적응기가 필요 없어 시즌 중반 이후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사의 경우 지난해 LG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더 이상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시즌 중반, SK는 물론 다수의 구단이 영입을 검토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KBO리그를 끝으로 은퇴를 생각했던 소사는 미국 보다는 아시아무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칸타라 역시 충분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번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알칸타라는 구위는 인정받았지만 상대를 유인할 만한 변화구가 부족했고 시즌이 길어질수록 페이스도 떨어졌다. 잔부상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내년 시즌 5강 이상을 꿈꾸는 KT는 과감히 새 외국인투수 교체를 선택, 일찌감치 쿠바 출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KT는 남은 윌리엄 쿠에바스와 재계약에 대해서는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소사가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과거 에릭 해커, 더스틴 니퍼트 처럼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고 있는 검증된 외국인투수 사례도 존재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KBO리그 구단들은 새 외국인선수, 새 분위기를 갈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소사조차 올 시즌 SK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실망감이 늘었다는 평가가 많다. 문은 열려있지만 이들의 재취업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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