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막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분명한 성과가 있었지만 아쉬움도 컸다.

한국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 역전패를 당했다. 1회초 김하성의 투런홈런, 김현수의 솔로홈런으로 3-0 리드를 잡고도 승리하지 못했다.

2015년 초대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했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슈퍼라운드 전적 3승2패를 기록하며 결승에 진출, 대만(2승3패)과 호주(1승4패)를 제치고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김경문호의 1차 목표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었다. 도쿄올림픽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한다. '디펜딩 챔피언'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 빠질 수 없었다.

한국에겐 프리미어12가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슈퍼라운드에 올라 대만, 호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슈퍼라운드 진출도 낙관할 수 없었다. C조에 함께 편성된 호주, 캐나다, 쿠바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안방 고척돔에서 열린 예선라운드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가볍게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서도 출발은 좋았다. 첫 경기 미국전에서 승리한 것. 대만에 0-7 참패를 당하면서 위기에 몰렸으나 멕시코를 7-3으로 꺾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또한 결승 진출도 확정돼 연이틀 한일전을 치르게 됐다.

여기까지가 이번 프리미어12 김경문호의 '빛'이다. 그 다음부터는 짙은 그림자가 깔렸다. 한일전 2연패. 그것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연거푸 놓쳤다.

결승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16일 열린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8-10으로 패했다. 1-7로 뒤지다 6-7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무사 만루 역전 찬스를 타선의 집중력 부족과 기본을 망각한 주루플레이로 날려버렸다.

아쉬운 패배를 결승전 승리로 되갚으려던 것이 김경문호의 계획이었다. 주전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던 16일 경기와 달리 17일 결승전에는 정예 멤버가 출전했다. 그리고 1회말 홈런 2방이 터지면서 3-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힘에 밀려 역전을 허용했다. 에이스 양현종이 3이닝 4실점으로 평소답지않은 부진을 보였고, 타선도 일본의 막강 불펜에 꽁꽁 묶여 2회부터 9회까지 8이닝 연속 무득점했다.

일본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10년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맛봤다. 한국은 일본의 기뻐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또한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한일전 4연패를 당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결승전 패배 후 김경문 감독은 "젊은선수들이 성장한 것은 인상적"이라며 "좋은 선수들이 보였다. 준비를 잘 해서 내년 8월(도쿄올림픽)에는 더 강한 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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