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曺國) 사태가 주는 교훈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9. 11. 05(화) 16:43
조국(曺國)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 싼 블랙홀, 광풍(狂風)은 한 바탕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도 무시못할 여진(餘震)과 잔불은 방심을 불허한다. 어떤 예상치 못한 변수(變數)나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 언제 또 다시 태풍이나 해일(海溢)로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2일(토) 오후에도 광화문광장에서는 ‘조국 감옥’과 ‘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같은 시간 서초동과 여의도에서는 ‘공수처 설치’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광장 집회는 반정부 집회이고, 서초동과 여의도 집회는 친정부 집회이다.
국민들도 두 편으로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 친한 사람을 만났다고 함부로 자기주장을 말했다가는 말다툼하기 딱 좋은 주제가 조국 관련 이야기이다. 심지어 가족 간에도 조심해야 한다. 조국 문제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냐 반대냐 까지 합해져서 국민들 심정은 복잡하다. 중도층도 심사(心思)가 복잡해져서 무당층(無黨層)으로 넘어가서 많이 늘어났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걸었던 기대와 지지가 대통령 5년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에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취임 초반 90%에 육박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6%까지 추락했다. 그런다고 적폐(積弊) 세력으로 지목하는 자유한국당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강경 보수도 괴롭고 강경 진보도 괴롭다. 합리적인 보수도 설 자리가 좁아지고 합리적인 진보도 운신(運身)의 폭이 넓지 않다. 이편저편이 아닌 온건한 중도(中道)도 가만히 있자니 기회주의자 같고, 목소리를 내자니 배타적인 정쟁과 색깔 논쟁에 휘말릴 것이 뻔하게 보여서 처신이 옹색해 질 수밖에 없다.
나는 3년 전, 23차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하고 1주년 기념 촛불집회까지 참석했다. 보수진영이 주최한 10월 3일 개천절 광화문광장 집회와 10월 9일 한글날 광화문광장 집회에도 참석해서 민심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다. 한 쪽 만 보고 알아서는 균형 잡힌 안목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완전히 균형 잡힌 판단이 아닐지라도 내 나름대로 조국 사태에 대한 일차적인 정리를 하고자 한다.
첫째, 청와대와 집권당, 특히 대통령의 현실 판단과 결단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후, 언론과 야당, 의사·변호사 등 전문가 집단, 교수, 학생 등 진정한 여론을 경청하고 수용해서 장관에 임명하지 안했다면 총 만 들지 않은 내란과 같은 큰 혼란과 국론 분열, 갈등과 대립, 적대감과 국력 낭비는 생기지 안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정확한 민심 파악과 현명한 국정 운영의 중요성이 조국 사태의 핵심 키워드이다.
둘째, 대다수 일반 국민들,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온갖 특혜와 반칙,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혐의 만 있다고 장관을 임명 안하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하면서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것을 보고 극렬 지지자를 제외하고 일반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허무감을 느꼈다. 불법이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되려면 몇 년이 걸린다. 특히 학업도 어렵고 취직도 어려워서 졸업하면 청년 백수(실업자)가 될 불안감과 극심한 경쟁 속에 있는 청년들은 절망과 분노를 흠뻑 맛보았다.
부모의 인맥과 재력, 부모 찬스를 사용하여 듣도 보도 못한 인턴증명서를 가짜로 만들어서 좋은 대학을 가고, 보통 학생들은 죽어라고 공부해도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장학금을 성적 불량으로 진급이 유예(猶豫)되고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3년 연속 받는 것을 보고 청춘들은 우리 사회와 정치, 인간의 추한 민낯과 뒷모습을 보고 더욱 절망했다. 그래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생들이 교내 촛불집회를 넘어서 16개 대학 학생들이 연합해서 서울 대학로와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셋째, 우리 국민들은 고난과 시련의 5천년 민족사를 잘 견디고 극복하여 오늘의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3년 전 촛불시민혁명으로 국정농단을 추궁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지지하고 탄생시켰던 현 문재인 대통령의 불법 불의한 조국 장관 임명에 저항하여 사퇴시키고, 지지를 많이 거두어들이고 있다. 더구나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문 대통령에 실망하고, 특히 평소 평등과 공정을 그토록 강조했던 조 전 장관의 후안무치한 온갖 기묘한 위선(僞善)과 궤변(詭辯)에 국민들은 기가 막혀버렸다. 조국 사태는 상식과 공정의 소중함, 위선과 궤변의 추한 민낯을 생생하게 가르쳐준 소중한 역사적인 반면교사(反面敎師)였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지난 11월 2일(토) 오후에도 광화문광장에서는 ‘조국 감옥’과 ‘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같은 시간 서초동과 여의도에서는 ‘공수처 설치’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광장 집회는 반정부 집회이고, 서초동과 여의도 집회는 친정부 집회이다.
국민들도 두 편으로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 친한 사람을 만났다고 함부로 자기주장을 말했다가는 말다툼하기 딱 좋은 주제가 조국 관련 이야기이다. 심지어 가족 간에도 조심해야 한다. 조국 문제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냐 반대냐 까지 합해져서 국민들 심정은 복잡하다. 중도층도 심사(心思)가 복잡해져서 무당층(無黨層)으로 넘어가서 많이 늘어났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걸었던 기대와 지지가 대통령 5년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에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취임 초반 90%에 육박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6%까지 추락했다. 그런다고 적폐(積弊) 세력으로 지목하는 자유한국당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강경 보수도 괴롭고 강경 진보도 괴롭다. 합리적인 보수도 설 자리가 좁아지고 합리적인 진보도 운신(運身)의 폭이 넓지 않다. 이편저편이 아닌 온건한 중도(中道)도 가만히 있자니 기회주의자 같고, 목소리를 내자니 배타적인 정쟁과 색깔 논쟁에 휘말릴 것이 뻔하게 보여서 처신이 옹색해 질 수밖에 없다.
나는 3년 전, 23차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하고 1주년 기념 촛불집회까지 참석했다. 보수진영이 주최한 10월 3일 개천절 광화문광장 집회와 10월 9일 한글날 광화문광장 집회에도 참석해서 민심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다. 한 쪽 만 보고 알아서는 균형 잡힌 안목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완전히 균형 잡힌 판단이 아닐지라도 내 나름대로 조국 사태에 대한 일차적인 정리를 하고자 한다.
첫째, 청와대와 집권당, 특히 대통령의 현실 판단과 결단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후, 언론과 야당, 의사·변호사 등 전문가 집단, 교수, 학생 등 진정한 여론을 경청하고 수용해서 장관에 임명하지 안했다면 총 만 들지 않은 내란과 같은 큰 혼란과 국론 분열, 갈등과 대립, 적대감과 국력 낭비는 생기지 안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정확한 민심 파악과 현명한 국정 운영의 중요성이 조국 사태의 핵심 키워드이다.
둘째, 대다수 일반 국민들,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온갖 특혜와 반칙,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혐의 만 있다고 장관을 임명 안하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하면서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것을 보고 극렬 지지자를 제외하고 일반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허무감을 느꼈다. 불법이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되려면 몇 년이 걸린다. 특히 학업도 어렵고 취직도 어려워서 졸업하면 청년 백수(실업자)가 될 불안감과 극심한 경쟁 속에 있는 청년들은 절망과 분노를 흠뻑 맛보았다.
부모의 인맥과 재력, 부모 찬스를 사용하여 듣도 보도 못한 인턴증명서를 가짜로 만들어서 좋은 대학을 가고, 보통 학생들은 죽어라고 공부해도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장학금을 성적 불량으로 진급이 유예(猶豫)되고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3년 연속 받는 것을 보고 청춘들은 우리 사회와 정치, 인간의 추한 민낯과 뒷모습을 보고 더욱 절망했다. 그래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생들이 교내 촛불집회를 넘어서 16개 대학 학생들이 연합해서 서울 대학로와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셋째, 우리 국민들은 고난과 시련의 5천년 민족사를 잘 견디고 극복하여 오늘의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3년 전 촛불시민혁명으로 국정농단을 추궁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지지하고 탄생시켰던 현 문재인 대통령의 불법 불의한 조국 장관 임명에 저항하여 사퇴시키고, 지지를 많이 거두어들이고 있다. 더구나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문 대통령에 실망하고, 특히 평소 평등과 공정을 그토록 강조했던 조 전 장관의 후안무치한 온갖 기묘한 위선(僞善)과 궤변(詭辯)에 국민들은 기가 막혀버렸다. 조국 사태는 상식과 공정의 소중함, 위선과 궤변의 추한 민낯을 생생하게 가르쳐준 소중한 역사적인 반면교사(反面敎師)였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