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혁 신임사령탑을 선임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파격적인 이 선택이 팀에 끼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키움은 지난 4일 손혁 전 SK 투수코치와 기간 2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총 합계 6억원에 감독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기존 3년 계약이 만료된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은 포기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구단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최종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한 시즌 내내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뛰어난 데이터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장정석 감독의 소통 리더십도 각광 받았다. 무명선수 출신에 코치 경험도 없이 3년전 히어로즈 감독으로 선임됐을 당시 회의적인 평가를 받았던 들었던 장정석 감독은 최근 야구흐름에 능통한 새로운 감독상을 구축하는데 성공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키움의 선택은 재계약 불가였다. 키움 측은 "돈 문제는 아니며 변화를 원한 새 대표이사의 의중"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단 경영진간 물밑 경쟁이 감독선임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야구대표팀에서 훈련 중이던 이승호(키움)는 "오늘(4일) 소식을 들었다"며 선수단에서도 깜짝 소식이었다는 뜻을 전했다. 야구계 전반에서도 "예상 밖의 결정"이라며 놀라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모기업이 없어 외부스폰서를 유치해 자생해야 하는 키움은 야구계에서 파격적이고 급진적인 선택을 감행하는 구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운영, 관리, 마케팅 등 대부분 요소가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또 한 번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이미 팀 전력이 상위권에 안착했고 스타플레이어도 많은 데다 지난 몇 년간 수확한 경험이 충분하다.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그만큼 감독 한 명의 역할과 비중은 크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은 듯 하다. 3년전 장정석 감독을 선임했을 때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결과적으로 이전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파격이 또 다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3년전과 달리 현재 키움은 내용과 결과 모든 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상황이다. 깜짝 감독 교체로 좋았던 흐름이 순식간에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됐는데 선수단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이번 선택이 일반적인 결정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바깥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라고 인정했다. 안팎에서 한 목소리로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이 선택이 어떤 결과로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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