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성찰과 절제로 정직과 상식을 되찾자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9. 10. 29(화) 16:22
조국(曺國) 사태로 우리 사회는 한 바탕 광풍(狂風)이 휩쓸고 간 느낌이다. 이성을 잃어버리고 미쳐 돌아가는 것 같았다. 사이비(似而非) 종교의 광신도를 보는 것 같았다. 옳고 그름의 사리(事理)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교주(敎主)나 진영(陣營) 논리에 매몰되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나 보다. 수십만 명이 모여서 범죄 혐의자 조국을 위하여 외치는 ‘조국 수호’ 주장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박근혜 무죄’라고 외치는 사람들과 똑 같았다.
평소 그래도 지식인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사람들, 진보적인 작가라는 사람들, 오피니언 리더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허황된 궤변(詭辯)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조국 사태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국회의원이 ‘좀비에 물린 것 같다’고 한 말이 실감난다. 사람은 지식이 있고 똑똑한 것 같아도, 짧은 정보와 집단 분위기 등에 휩쓸리면 잠깐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편견의 함정에 깊이 빠져서 허우적이게 된다.
조국 수호를 앞장서서 외치고 싸웠던 투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자신과 당(黨)이 추구하는 가치인 공정과 정의가 무너져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국의 위선과 불의를 옹호했던 당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과 상심(傷心)이 낳은 결론이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이런 용기 있고 양심과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의원이 한두 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가느다란 희망을 주고 있다. 속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두 의원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말하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는 많은 의원들을 보고 있다. 국민들은 안 보는 것 같지만 모두 보고 있고 마음의 수첩에 적어 놓고 있다.
야당도 아무런 혐의가 없으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따지고 반대는 해도 장관 임명을 해도 그런대로 넘어간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드러난 혐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조국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보다 더 많은 18명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언론이 추측을 혐의로 만들고 혐의를 사실로 만들고 있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러나 언론도 똑똑한 기자들이 상상력으로 허구(虛構, fiction)를 쓰는 소설가가 아니다. 기자는 원칙적으로 사실(fact)을 기록하는 사람이다.
검찰은 어떤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많은 지식과 수사 경험을 갖고 있는 검찰도 법과 원칙, 정의와 양심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치적인 사건을 법원의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서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수사한다고 해서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검찰은 집권세력의 충견(忠犬)이 되어서 야당을 탄압하는 과거 사례애서 비난 받았다. 조국 사건은 살아있는 권력 집권층의 핵심 측근을 수사하는 사안이다. 집권층을 수사하는데, 집권층이 검찰을 비난하고 방해하고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살아있는 권력, 정치로부터의 독립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의 명분으로 검찰 개혁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행태는 검찰 개혁의 역행(逆行)이다. 둘째, 수사권과 기소권(起訴權)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 권력의 분산이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해서 검찰을 견제하자는 취지다. 공수처의 구성과 운영을 잘못하면 또 다른 부작용과 괴물의 탄생을 볼 수도 있다. 많은 논의와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
국정 농단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을 때,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되고 최순실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야당을 도와주었다고 글을 썼다. 지금은 조국 장관을 임명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되고 조국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야당을 도와주고 있다. 3년도 못 되어서,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했던 ‘탄핵’과 ‘하야(下野)’라는 말이 문 대통령을 향하여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쏟아지는 현실을 보고 있다.
2570년 전에 탄생한 공자는 ‘배워도 깊이 사색하지 않으면 혼미하여 밝지 못하고(학이불사즉망, 學而不思則罔)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사이불학즉태, 思而不學則殆)’고 삶을 관통하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끊임없이 성찰하고 경계하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진영 논리를 떠나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절제로 정직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평소 그래도 지식인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사람들, 진보적인 작가라는 사람들, 오피니언 리더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허황된 궤변(詭辯)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조국 사태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국회의원이 ‘좀비에 물린 것 같다’고 한 말이 실감난다. 사람은 지식이 있고 똑똑한 것 같아도, 짧은 정보와 집단 분위기 등에 휩쓸리면 잠깐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편견의 함정에 깊이 빠져서 허우적이게 된다.
조국 수호를 앞장서서 외치고 싸웠던 투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자신과 당(黨)이 추구하는 가치인 공정과 정의가 무너져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국의 위선과 불의를 옹호했던 당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과 상심(傷心)이 낳은 결론이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이런 용기 있고 양심과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의원이 한두 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가느다란 희망을 주고 있다. 속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두 의원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말하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는 많은 의원들을 보고 있다. 국민들은 안 보는 것 같지만 모두 보고 있고 마음의 수첩에 적어 놓고 있다.
야당도 아무런 혐의가 없으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따지고 반대는 해도 장관 임명을 해도 그런대로 넘어간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드러난 혐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조국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보다 더 많은 18명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언론이 추측을 혐의로 만들고 혐의를 사실로 만들고 있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러나 언론도 똑똑한 기자들이 상상력으로 허구(虛構, fiction)를 쓰는 소설가가 아니다. 기자는 원칙적으로 사실(fact)을 기록하는 사람이다.
검찰은 어떤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많은 지식과 수사 경험을 갖고 있는 검찰도 법과 원칙, 정의와 양심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치적인 사건을 법원의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서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수사한다고 해서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검찰은 집권세력의 충견(忠犬)이 되어서 야당을 탄압하는 과거 사례애서 비난 받았다. 조국 사건은 살아있는 권력 집권층의 핵심 측근을 수사하는 사안이다. 집권층을 수사하는데, 집권층이 검찰을 비난하고 방해하고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살아있는 권력, 정치로부터의 독립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의 명분으로 검찰 개혁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행태는 검찰 개혁의 역행(逆行)이다. 둘째, 수사권과 기소권(起訴權)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 권력의 분산이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해서 검찰을 견제하자는 취지다. 공수처의 구성과 운영을 잘못하면 또 다른 부작용과 괴물의 탄생을 볼 수도 있다. 많은 논의와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
국정 농단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을 때,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되고 최순실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야당을 도와주었다고 글을 썼다. 지금은 조국 장관을 임명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되고 조국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야당을 도와주고 있다. 3년도 못 되어서,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했던 ‘탄핵’과 ‘하야(下野)’라는 말이 문 대통령을 향하여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쏟아지는 현실을 보고 있다.
2570년 전에 탄생한 공자는 ‘배워도 깊이 사색하지 않으면 혼미하여 밝지 못하고(학이불사즉망, 學而不思則罔)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사이불학즉태, 思而不學則殆)’고 삶을 관통하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끊임없이 성찰하고 경계하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진영 논리를 떠나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절제로 정직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