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과 조국, 추석 민심은 무엇이었나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9. 09. 17(화) 16:53
9월 13일(금), 추석을 전후하여 연휴 4일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추석은 멀리 떨어져 살던 일가친척들이 모여서 조상님들에 대한 감사 차례(茶禮)를 올리고, 그 동안 살아온 소식과 안부를 물으며 사랑과 정을 나누는 민족 최대 명절이다.
지역과 세대가 모처럼 함께 모이니, 자연스럽게 그때그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다. 국민의 마음과 지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과 정당, 대통령 등 정치권은 추석 민심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하여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번 추석 민심은 누가 무어라고 해도 ‘조국(曺國) 법무부장관’에 관한 이야기였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밥상머리 화제를 ‘조국’이 아니라 ‘민생’으로 돌리려고 이해찬 당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조국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하여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추석 전후에 서울역 등에 나가서 1인 시위를 하고 신촌 등을 돌며 조국 임명 규탄집회를 열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쥐고 조국 장관 일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맹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 인사권과 수사 지휘권, 감찰권을 쥐고 있는 조국 장관은 지난 9일 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반부패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가 윤 총장의 거절을 받았다. 김 차관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조국과 윤석열의 소리 없는 치열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진검(眞劍) 승부다.
국민들과 정치권이 주목했던 추석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여론 조사를 간단히 살펴본다. 여론조사라는 것도 어떤 내용의 문항(問項)을 넣느냐, 문항의 내용을 어떠한 말로 작성하느냐, 문항을 어떠한 순서로 배열하느냐, 어느 시점에 조사하느냐 등 여론 조사의 결과는 많은 변수(變數)가 개입될 수가 있다. 국민 여론은 상황 변화에 따라서 언제든지 변한다. 그래서 여론 조사가 민심 판단과 정책 결정에 불변의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다소의 오차와 왜곡은 있을 수 있어도, 조사방법론 등 현대 과학과 학문적 성취를 인정해야 한다. 조사 의뢰기관(주체)인 언론사와 여론 조사기관을 믿을 수밖에 없다.
9월 9일부터 11일 조사한 서울방송(SBS)이 발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임명 잘했다 43%, 잘못했다 53%.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2018년 9월 긍정 72.1%, 부정 24.2%. 12월 긍정 47.6%, 부정 46.1%. 2019년 8월 긍정 50.8%, 부정 44.6%. 9월 긍정 45.1%, 부정 51.6%로 문 대통령 집권 후 처음으로 부정 여론이 긍정을 앞질렀다. 호남은 국정지지 78%, 15%였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1.3%, 자유한국당 18.3%, 바른미래당 4.1%, 민주평화당 0.4%, 기타 정당 0.6%, 지지정당 없다(무당층) 30.5%, 모르겠다 8.0%였다.
추석 하루 전날, 9월 12일 한국방송(KBS)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장관 임명 잘못했다 51%, 잘했다 38.9%. 광주전남 임명 긍정 58.1%, 부정 23,9%. 대구경북 임명 긍정 23.1%, 부정 64.9%였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18년 5월 긍정 평가 83.1%, 부정 평가 14%. 2018년 9월 긍정 72.3% 부정 25%, 2019년 8월 긍정 50.1%, 부정 46.9%. 9월엔 긍정 44.8%, 부정 53.3%였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영향 미칠 것 66.9%, 안 미칠 것 28.2%였다. 특검 도입 동의 54.8%, 부동의 41.1%였다.
추석이 지난 연휴 기간인 9월 14일과 15일, 문화방송(MBC)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임명 잘했다 36.3%, 잘못했다 57.1%. 30대는 임명 잘했다 54%, 잘못했다 40.2%였다. 국회 청문회에 관계없이 원칙에 따른 검찰 수사가 적절했다 66.3%, 부적절했다 30%였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8월에 긍정 50.2%, 부정 44.7%였으나 9월에는 긍정 44.5%, 부정 51.7% 로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앞섰다. 패스트랙 관련 국회 폭력사태 수사가 야당탄압이다 25.3%, 아니다 62.8%였다. 처음으로 이렇게 주요 언론사 KBS, MBC, SBS의 추석 민심 여론 조사를 자세히 인용했다. 조 장관 임명 여론만 보아도 조사시점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잘못했다가 잘했다 보다 SBS는 10%, KBS는 12%, MBC는 21% 앞서고 있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처음으로 부정이 긍정을 뒤집어서 SBS는 6%, KBS는 14%, MBC는 8% 앞서고 있다. 결론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판단 착오요, 안일한 선택이다. 국민을 가볍게 보고 있다. 아직도 정보를 많이 접하지 못해서 판단이 떨어지는 일부 국민도 있으나,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꾸어 낸 국민이다. 많이 깨어나고 의식수준이 높다. 나는 일찌기 조국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갖 거짓과 궤변(詭辯), 위선(僞善)의 극치를 보고 국민들은 상식과 양심, 공정과 정의의 감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까지 철회하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無黨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정치 혐오를 넘어서 인간 혐오까지 걱정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거짓과 사실, 권한과 법 집행,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 정의와 불의가 뒤섞여서 회오리치고 있는 혼돈의 시대다. 평범한 시민들의 상식과 양심, 정의감에 어긋나는 거짓과 특혜, 위선은 죄악이요 범죄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지역과 세대가 모처럼 함께 모이니, 자연스럽게 그때그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다. 국민의 마음과 지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과 정당, 대통령 등 정치권은 추석 민심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하여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번 추석 민심은 누가 무어라고 해도 ‘조국(曺國) 법무부장관’에 관한 이야기였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밥상머리 화제를 ‘조국’이 아니라 ‘민생’으로 돌리려고 이해찬 당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조국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하여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추석 전후에 서울역 등에 나가서 1인 시위를 하고 신촌 등을 돌며 조국 임명 규탄집회를 열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쥐고 조국 장관 일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맹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 인사권과 수사 지휘권, 감찰권을 쥐고 있는 조국 장관은 지난 9일 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반부패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가 윤 총장의 거절을 받았다. 김 차관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조국과 윤석열의 소리 없는 치열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진검(眞劍) 승부다.
국민들과 정치권이 주목했던 추석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여론 조사를 간단히 살펴본다. 여론조사라는 것도 어떤 내용의 문항(問項)을 넣느냐, 문항의 내용을 어떠한 말로 작성하느냐, 문항을 어떠한 순서로 배열하느냐, 어느 시점에 조사하느냐 등 여론 조사의 결과는 많은 변수(變數)가 개입될 수가 있다. 국민 여론은 상황 변화에 따라서 언제든지 변한다. 그래서 여론 조사가 민심 판단과 정책 결정에 불변의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다소의 오차와 왜곡은 있을 수 있어도, 조사방법론 등 현대 과학과 학문적 성취를 인정해야 한다. 조사 의뢰기관(주체)인 언론사와 여론 조사기관을 믿을 수밖에 없다.
9월 9일부터 11일 조사한 서울방송(SBS)이 발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임명 잘했다 43%, 잘못했다 53%.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2018년 9월 긍정 72.1%, 부정 24.2%. 12월 긍정 47.6%, 부정 46.1%. 2019년 8월 긍정 50.8%, 부정 44.6%. 9월 긍정 45.1%, 부정 51.6%로 문 대통령 집권 후 처음으로 부정 여론이 긍정을 앞질렀다. 호남은 국정지지 78%, 15%였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1.3%, 자유한국당 18.3%, 바른미래당 4.1%, 민주평화당 0.4%, 기타 정당 0.6%, 지지정당 없다(무당층) 30.5%, 모르겠다 8.0%였다.
추석 하루 전날, 9월 12일 한국방송(KBS)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장관 임명 잘못했다 51%, 잘했다 38.9%. 광주전남 임명 긍정 58.1%, 부정 23,9%. 대구경북 임명 긍정 23.1%, 부정 64.9%였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18년 5월 긍정 평가 83.1%, 부정 평가 14%. 2018년 9월 긍정 72.3% 부정 25%, 2019년 8월 긍정 50.1%, 부정 46.9%. 9월엔 긍정 44.8%, 부정 53.3%였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영향 미칠 것 66.9%, 안 미칠 것 28.2%였다. 특검 도입 동의 54.8%, 부동의 41.1%였다.
추석이 지난 연휴 기간인 9월 14일과 15일, 문화방송(MBC)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조국 임명 잘했다 36.3%, 잘못했다 57.1%. 30대는 임명 잘했다 54%, 잘못했다 40.2%였다. 국회 청문회에 관계없이 원칙에 따른 검찰 수사가 적절했다 66.3%, 부적절했다 30%였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8월에 긍정 50.2%, 부정 44.7%였으나 9월에는 긍정 44.5%, 부정 51.7% 로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앞섰다. 패스트랙 관련 국회 폭력사태 수사가 야당탄압이다 25.3%, 아니다 62.8%였다. 처음으로 이렇게 주요 언론사 KBS, MBC, SBS의 추석 민심 여론 조사를 자세히 인용했다. 조 장관 임명 여론만 보아도 조사시점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잘못했다가 잘했다 보다 SBS는 10%, KBS는 12%, MBC는 21% 앞서고 있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처음으로 부정이 긍정을 뒤집어서 SBS는 6%, KBS는 14%, MBC는 8% 앞서고 있다. 결론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판단 착오요, 안일한 선택이다. 국민을 가볍게 보고 있다. 아직도 정보를 많이 접하지 못해서 판단이 떨어지는 일부 국민도 있으나,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꾸어 낸 국민이다. 많이 깨어나고 의식수준이 높다. 나는 일찌기 조국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갖 거짓과 궤변(詭辯), 위선(僞善)의 극치를 보고 국민들은 상식과 양심, 공정과 정의의 감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까지 철회하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無黨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정치 혐오를 넘어서 인간 혐오까지 걱정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거짓과 사실, 권한과 법 집행,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 정의와 불의가 뒤섞여서 회오리치고 있는 혼돈의 시대다. 평범한 시민들의 상식과 양심, 정의감에 어긋나는 거짓과 특혜, 위선은 죄악이요 범죄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