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이 살아야 국민이 산다. 힘없는 서민들은 특히 그렇다. 가진 자들은 개인 경호원 등 각종 방어수단으로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우선 법을 잘 모른다. 재벌들치고 지은 죄만큼 대가 치르는 자를 봤는가. 하지만 서민들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자신의 목줄을 죄는 줄도 모르고 진술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있는 자들은 호화찬란한 전관예우 변호사들을 고용한다. 서민들은 어떤가. 국선변호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게 민초들의 삶이다. 사실 민초들에게는 국가는 있되 없는 경우도 많았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고려시대에는 귀족들 판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들이 그 자리를 고스란히 꿰어 찼다.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파가, 현대사회에 와서는 재벌들이 끗발을 부리고 있다. 재벌들은 행정, 사법, 입법부를 모두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을 재벌공화국이라 하겠는가. 이런 부정적 의식들을 서민들이 갖게 하는 데는 경찰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본다. 특히 일제 강점기의 순사들이 그렇다. “순사 온다.”는 말만 들어도 울어대던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말이다. 이런 현상들이 고스란히 자유당 시대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대로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거듭 진화되어 온 것 아닌가. 물론 그 중에는 양심적인 경찰들도 많았던 것을 안다. 그런 숨통이 있었기에 민초들이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이후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점점 미약하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터오는 중이라 생각된다. 특히 오늘날에 있어서는 경찰이 치안복지를 전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라남도 나주경찰서다. 정경채 서장 자체가 지덕을 겸비한 경찰이다. 그는 쉬는 법이 없다. 이번에는 마을별 외국인 리더와 협력 네트워크를 가동키로 했다고 한다. 외국인 집단 거주 농촌 자연부락별 외국인 리더, 마을 이장, 다문화 센타, 경찰보안협력위원회, 관할파출소 등 약 70여명이 함께 소통채널을 구축하여 치안복지네트워크를 형성하기로 한 것이다. 일명 ‘다(多)사랑 네트워크’다. 현재 나주지역에는 등록 외국인만 해도 2,751명(베트남 1,015, 캄포디아 350, 중국 284명 등)이다. 전체 주민의 2.4%다. 나주는 자고로 농업지대이기 때문에 일손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나날이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인인구 비율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와 주민 간에는 상생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인의 일탈행위들이다. 예를 들면 ‘밤늦은 시간에 떼 지어 돌아다니면서 공포 조성하기’, ‘상의 벗고서 문신한 모습 드러낸 상태로 거리 활보하기’. ‘쓰레기 불법 투기하기’. ‘밤늦게까지 고성방가 부르기’ 등이다. 이런 연유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그래서 배척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이런 와중에 정경채 서장이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야말로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하면서 호흡하는 참 경찰이다. 이런 마인드 저변에는 정경채 서장의 선한의지도 한 몫을 하지만 사회복지분야를 설렵한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나주경찰서에서의 시작이 전남지역은 물론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민중의 공권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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