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휴가’라는 말만 들어도 누구나 맘이 설렌다. 어려운 경제상황에 얄팍한 호주머니가 발목을 잡지만 일상에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올 여름도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계획할 것이다.

잘 놀아 보라고 멍석을 깔아줘도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잘 놀지 못하는 어른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여가 시간에는 무조건 잘 놀고 잘 쉬어야 한다는 ‘휴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말 ‘휴가’와 영어 ‘테크닉’을 합성한 단어인 듯 한데 잘 놀고 잘 쉬는 게 경쟁력이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가철을 맞은 기업들은 휴가 사용 장려에 나섰다.

물론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리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53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중 “여름 휴가비를 지급 하겠다”고 밝힌 곳은 68.5%로 지난해보다 1.8% 늘었다고 한다. 불황을 맞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여름휴가비 지급 기업 비중이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평균 휴가비도 61만7천원으로 지난해 60만4천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최근 부진한 체감 경기를 살리려면 내수 시장을 살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 관광 활성화가 효과적일 것이다.

국민이 하루씩만 국내 여행을 늘리면 지역경제에 3조원정도가 흘러가고 일자리 5만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수 진작을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해마다 휴가철이면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 공항에서 장사진을 이루는 여행객 중 일부만 국내로 발걸음을 돌려도 내수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의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동안 우리는 고도성장의 불가피한 속성으로 논다는 개념 자체가 비정상으로 취급돼 왔다. 이 때문에 정부나 사회의 자율적 기관들도 서민들이 건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여건을 마련해 주지 못했고 그 부작용으로 이른바 퇴폐성 오락과 행락풍속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휴가로 주어지는 여가는 배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농사를 짓는 땅도 봄, 여름, 가을 열심히 일을 하고 겨울에는 휴식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듯이 배움을 통한 휴식 과정을 거쳐야만 지속적으로 더 크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휴가 바람은 자칫 허영과 낭비의 바람도 함께 몰고 오기 마련이다.

휴가 본래의 목적은 휴식과 건강에 있다. 올해 여름휴가 일수는 평균 4.4일로 전년(4.3일)에 비해 0.1일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이 4.9일, 300인 미만 기업이 4.2일이라고 응답했다. 주말 등을 포함할 경우 실제 휴가일수는 6~9일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기업별 휴가 시기는 8월 초순(49.3%)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며 7월 말(29.7%), 8월 중순(5.0%)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행을 자제하려는 분위기는 지속되어 왔다. 그리고 위축된 소비심리가 여름휴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증가율은 2011년 13.2%에서 2014년 0.6%로 감소했다. 물론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심리가 중요하다.

이제 온 국민이 여행을 장려해 경제를 살리고 국민 전체가 공동체 의식을 다져야 한다.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다고 했다. 마디가 있어야 대나무가 성장하듯 사람도 기업도 쉬어야 강하고 곧게 성장 할 수 있다고 한다. 경제 살리기는 당장 내 나라에서 보내는 여름휴가가 첫 걸음일 것이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사람들 대부분은 여가 시간 및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76.7%)가 가장 많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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