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관계없이 지속해야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9. 05. 15(수) 14:06
지금 북한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나는 통일문제, 남북문제를 전공하고 초창기에 금강산뱃길문화체험‘을 서울신문과 함께 주최하고, 개성나무심기도 주최하고, 백두산역사문화체험도 17차례 주최하고, 2004년에는 인도적 지원물자 인도를 위하여 남포항과 평양을 다녀온 바 있다.
그래서 평소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는 학술회의나 토론회, 세미나, 칼럼 등에서 적극 주장했다. 2016년 6월 16일, 나는 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으로 정세균 국회의장 취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정 의장에게 ‘금기시(禁忌視)되고 있는 개헌 문제를 취임사에서 치고 나왔듯이, 통일문제도 적극 앞장 서실 의향이 있으시냐“고 질의했다. ’통일문제는 우리 한민족의 미래를 결정지을 자장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우리 국회가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야 될 문제다‘는 정 의장의 답변을 받았다.
또한 동년 9월 22일,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는 ‘지금 함경북도 쪽에서 해방 후 최대의 홍수 피해가 있다. 정부에서는 제재 국면이라고 했고 국회에서도 당마다 입장이 다른데, 인도적 지원 등 북한 수해 지원 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라고 내가 질의했다. 정 의장은 ‘북한 수해가 심각하다. 정부는 제재 중심의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마저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인도적 지원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다. 거기에 공감한다. 정부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의회가 남북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창조적 길을 찾아가는 길을 펼쳐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2016년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금강산 관광도 중단하고 남북 경제와 평화의 산소 마스크인 개성공단도 페쇄하고 오직 적대와 대결만 펼치던 시절이었다. 미국, 유엔과 함께 북한을 제재(制裁)와 압박을 계속하면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것을 믿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남북한 간에 모든 연락과 교류, 소통이 단절된 반공과 멸공의 귀신이 지배하는 나라처럼 보였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통일을 말하거나 주장하면, 용공과 좌파 빨갱이가 되어 반정부 위험 인물이 되었던 유신독재 같은 시절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얼른 나서지 못하는 남북문제, 민족의 비원(悲願)인 통일 문제를 민의의 전당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으로서 통일문제를 앞장서서 치고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나의 질의에 대한 정 의장의 답변은 모범 답변이었으나, 그 실천은 보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북한은 자력 갱생의 기치를 들고 인민 생활의 향상을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훈련도 축소하여 계속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하고 핵시설도 일부 폐쇄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몇 차례 했지만, 완화되지 않고 계속되는 제재와 압박에 반발하여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했다.
서독이 통일되기까지 20년 동안 사민당에서 기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정책인 동방정책을 지속했다.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지속했다. 통일을 아무도 막을 자가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뀌면 동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 갔다가 하다가, 앞으로 달려가야 할 통일의 고속도로에서 역주행(逆走行)을 해버린다. 남북이 교류 협력하면 남북이 상생하고, 개성공단은 우리나라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보는데도 모든 것을 퍼주기라고 정치 공세를 하고 이념이라는 낡은 잣대를 들이댄다.
북한은 어려운 식량 사정을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국제기구에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하겠다고 해도 응답을 안하고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제일 먼저 기꺼이 돕고 도움을 받아야 함에도 거절하고 머뭇거리는 이유가 무었일까. 남에게, 형제에게 받는 것도 자존심이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는 보수세력의 반대와 폄훼가 심하다.
또 촛불민심을 계승한다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는 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미국과 짝짜쿵 되어서 북한을 제재로 계속 목을 조이고 있기 때문에 반감이 강하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문제를 대체로 잘 풀어가고 있으나, 미국과 북한 양쪽으로부터 자기편이 아니라고 공격당하고 있다. 중재자, 조정자라는 것은 참으로 처신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칫 양쪽에서 욕을 먹고 양쪽에서 불신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른 기회에 좀더 자세히 말할 기회를 갖겠지만, 나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이 비정상 국가라고 하는데 참으로 적반하장이다. 1990년 한·러수교, 1992년 한·중수교 이후 북한은 북·미수교와 북·일수교를 간절히 애원했으나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금까지도 미국과 한국은 거부하고 제재만 계속하고 있다. 6·25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적성국가였던 러시아와 중국과 수교할 때, 엄청난 핵보유 강국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를 문제 삼았는지 묻고 싶다.
국교 정상화를 헤서 정상국가를 만들어 주었더라면, 체제 유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하여 죽기 살기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설사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우리나라와 평화로운 우호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이념에 관계없이 계속헤서 추진되고 실시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어린이 돕자는 모금운동이 많은데, 어린이한테 안 가고 집권 지도층에게 가버리면 안되니 인도적 지원을 하면 안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인도적 지원 물자가 북한 주민에게 안 가고 집권층이나 군대에게 가면 안되니 인도적 지원을 하면 안된다는 해괴한 논리를 보수정권에서 떠들었다. 독일 통일과 우리의 과거를 교훈 삼아서 앞으로 정권이 비뀌어도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의 통일 정책은 이유 붙이지 말고 중단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그래서 평소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는 학술회의나 토론회, 세미나, 칼럼 등에서 적극 주장했다. 2016년 6월 16일, 나는 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으로 정세균 국회의장 취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정 의장에게 ‘금기시(禁忌視)되고 있는 개헌 문제를 취임사에서 치고 나왔듯이, 통일문제도 적극 앞장 서실 의향이 있으시냐“고 질의했다. ’통일문제는 우리 한민족의 미래를 결정지을 자장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우리 국회가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야 될 문제다‘는 정 의장의 답변을 받았다.
또한 동년 9월 22일,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는 ‘지금 함경북도 쪽에서 해방 후 최대의 홍수 피해가 있다. 정부에서는 제재 국면이라고 했고 국회에서도 당마다 입장이 다른데, 인도적 지원 등 북한 수해 지원 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라고 내가 질의했다. 정 의장은 ‘북한 수해가 심각하다. 정부는 제재 중심의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마저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인도적 지원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다. 거기에 공감한다. 정부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의회가 남북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창조적 길을 찾아가는 길을 펼쳐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2016년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금강산 관광도 중단하고 남북 경제와 평화의 산소 마스크인 개성공단도 페쇄하고 오직 적대와 대결만 펼치던 시절이었다. 미국, 유엔과 함께 북한을 제재(制裁)와 압박을 계속하면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것을 믿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남북한 간에 모든 연락과 교류, 소통이 단절된 반공과 멸공의 귀신이 지배하는 나라처럼 보였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통일을 말하거나 주장하면, 용공과 좌파 빨갱이가 되어 반정부 위험 인물이 되었던 유신독재 같은 시절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얼른 나서지 못하는 남북문제, 민족의 비원(悲願)인 통일 문제를 민의의 전당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으로서 통일문제를 앞장서서 치고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나의 질의에 대한 정 의장의 답변은 모범 답변이었으나, 그 실천은 보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북한은 자력 갱생의 기치를 들고 인민 생활의 향상을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훈련도 축소하여 계속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하고 핵시설도 일부 폐쇄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몇 차례 했지만, 완화되지 않고 계속되는 제재와 압박에 반발하여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했다.
서독이 통일되기까지 20년 동안 사민당에서 기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정책인 동방정책을 지속했다.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지속했다. 통일을 아무도 막을 자가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뀌면 동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 갔다가 하다가, 앞으로 달려가야 할 통일의 고속도로에서 역주행(逆走行)을 해버린다. 남북이 교류 협력하면 남북이 상생하고, 개성공단은 우리나라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보는데도 모든 것을 퍼주기라고 정치 공세를 하고 이념이라는 낡은 잣대를 들이댄다.
북한은 어려운 식량 사정을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국제기구에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하겠다고 해도 응답을 안하고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제일 먼저 기꺼이 돕고 도움을 받아야 함에도 거절하고 머뭇거리는 이유가 무었일까. 남에게, 형제에게 받는 것도 자존심이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는 보수세력의 반대와 폄훼가 심하다.
또 촛불민심을 계승한다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는 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미국과 짝짜쿵 되어서 북한을 제재로 계속 목을 조이고 있기 때문에 반감이 강하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문제를 대체로 잘 풀어가고 있으나, 미국과 북한 양쪽으로부터 자기편이 아니라고 공격당하고 있다. 중재자, 조정자라는 것은 참으로 처신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칫 양쪽에서 욕을 먹고 양쪽에서 불신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른 기회에 좀더 자세히 말할 기회를 갖겠지만, 나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이 비정상 국가라고 하는데 참으로 적반하장이다. 1990년 한·러수교, 1992년 한·중수교 이후 북한은 북·미수교와 북·일수교를 간절히 애원했으나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금까지도 미국과 한국은 거부하고 제재만 계속하고 있다. 6·25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적성국가였던 러시아와 중국과 수교할 때, 엄청난 핵보유 강국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를 문제 삼았는지 묻고 싶다.
국교 정상화를 헤서 정상국가를 만들어 주었더라면, 체제 유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하여 죽기 살기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설사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우리나라와 평화로운 우호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이념에 관계없이 계속헤서 추진되고 실시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어린이 돕자는 모금운동이 많은데, 어린이한테 안 가고 집권 지도층에게 가버리면 안되니 인도적 지원을 하면 안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인도적 지원 물자가 북한 주민에게 안 가고 집권층이나 군대에게 가면 안되니 인도적 지원을 하면 안된다는 해괴한 논리를 보수정권에서 떠들었다. 독일 통일과 우리의 과거를 교훈 삼아서 앞으로 정권이 비뀌어도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의 통일 정책은 이유 붙이지 말고 중단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