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창고가 헌책 보물창고로'…'서울책보고' 개관
국내 최초 공공 헌책방…13만2천여권 소장
도시재생+헌책방 활성화…1465㎡대형공간
명사 기증도서 1만권…독립출판물 다수보관
박 "거점 도서관 5곳 조성…독립출판물 공간"
공간투어 후 직접 고른 책 제로페이로 결제
도시재생+헌책방 활성화…1465㎡대형공간
명사 기증도서 1만권…독립출판물 다수보관
박 "거점 도서관 5곳 조성…독립출판물 공간"
공간투어 후 직접 고른 책 제로페이로 결제
뉴시스입력 : 2019. 03. 27(수) 16:23
잠실나루역 인근에 비어있던 대형 창고가 헌책 보물창고로 변신했다. 이곳에서는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옛 동화책이나 유명 문학작품의 초판본,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는 27일 비어있던 신천유수지 내 옛 암웨이 창고(송파구 오금로 1)를 리모델링해 전국 최초로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로 재생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책보고는 규모 1465㎡의 초대형 헌책방이다. 기존 도서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과 명사의 기증도서 컬렉션까지 총 13만여 권의 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책보고 내부는 주출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에 헌책 판매 및 열람 공간(12만여 권)이 있다. '책벌레'를 형상화한 구불구불한 철제형 서가 32개가 터널처럼 긴 통로를 따라 양 옆으로 연결됐다.
오른쪽으로는 ▲독립출판물 열람공간(2130여 권) ▲명사의 기증도서 전시공간(1만600여 권) ▲공연, 토크, 마켓 등이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과 북카페가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아카데미 공간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참여 헌책방 대표 및 독립서점 대표, 책 기증자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 부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개관식에 참석해 "(서울책보고가) 우리 시민의 삶의 질, 시민의 양식을 위한 공간으로 태어난거 보면서 기쁘고 행복하다"며 서울책보고와 같은 '거점 도서관' 5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그간 도서관 내에 작은도서관 조성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작은 도서관들은 한계가 좀 있었다"며 "거점 도서관을 곧 5개 거점별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 한 곳에는 꼭 독립출판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지적인 욕구를 표출하고 싶은 개인출판자들이 있는데 이분들을 위한 공간 만들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자신이 헌책방 매니아라고 언급하며 과거 청계천에서 헌책을 구매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전 세계 헌책방 매니아"라며 "공씨책방에서부터 은평, 신림, 청계천에 있는 헌책방에 가서 양손 가득 헌 책을 사왔다"고 말했다.
서울책보고에는 헌책방의 살아있는 역사인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지켜온 동아서점, 동신서림 등 25개 헌책방이 참여한다.
수십 년 헌책방 운영 노하우를 그대로 옮겨오기 위해 25개 헌책방별로 서가가 꾸며졌다. 향후 참여 희망 헌책방 유무에 따라 헌책방 수와 보유 도서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위탁 판매될 헌책 종류와 가격은 모두 각 헌책방 운영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확정됐다. 10%대의 수수료(카드·위탁)를 제외한 나머지는 헌책방에 돌아간다.
시중 대형 중고서점보다 수수료가 낮은 만큼 참여 헌책방의 운영에는 도움이 되고, 독자들은 양질의 책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독립출판물 열람공간은 이미 절판된 도서부터 최신 도서까지 총 2130여권(개관일 기준)의 독립출판물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시는 독립서점들과 협업해 매년 400여 권의 책을 추가로 구입,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명사의 기증도서 공간에서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 부부가 서울도서관에 기증한 1만600여 권의 도서를 만날 수 있다.
이 공간은 앞으로도 작가, 아티스트, 학자 등 다양한 명사들의 기증도서를 전시·열람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기증자의 책을 활용한 토크콘서트, 강연 같은 다양한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휴가를 내고 책과의 데이트를 했다"며 "이 기간에 경제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홍성국 작가의 '수축사회'를 읽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책과의 데이트를 더 많이 하겠다고 청중들과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책보고 공간투어를 진행한 뒤 이날 현장에서 직접 자신이 고른 '헌 책'을 제로페이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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