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물었다.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에 “옷을 두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눠줘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라고 했다.

어느 사회복지시설에서 헌신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남을 위해 살아가시는 모습이 훌륭하십니다.” 라고 말했더니 “제가 그분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 덕분에 삽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정도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렇게 훌륭한 모습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지 않을까. 실제로 아름다운 배품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혀가 아닌 행동으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눔이란 그런 것이다.

성서에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하자(요한 3,18).”라는 구절이 있다. 나눔의 첫걸음은 ‘공감’ 이고 ‘함께 함’이다.

아프리카에는 ‘우분트(ubuntu)’라는 반투족의 말이 있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는 뜻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자주 애용했던 말이다.

어느 날 아프리카 부족의 문화와 관습을 연구하던 한 인류학자가 게임을 했다. 어느 부족 아이들을 모아 놓고서. 큰 나무 밑에 초코렛, 과자, 사탕이 가득 담긴 선물바구니를 놓아두고서 말이다. 가난한 땅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해서 1등으로 도착하는 아이에게 모두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게임을 시작한 학자는 이를 가져가기 위해 틀림없이 기를 쓰고 달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출발신호를 주는 순간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손에 손잡고 한 줄로 뛰어갔던 것이다. 모두가 1등을 한 것이다. 도란도란 웃음 띤 얘기를 하면서 나눠 먹었다. 하도 신기해서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모두 “우분투” 라는 말을 합창했다.

한 아이가 대표로 일어나서 "내가 1등을 해서 과자를 독차지하면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슬플 거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나 혼자 행복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존재한다는 뜻이다. 과연 문명사회에서도 이랬을까? 그 후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아프리카를 제외한 미국 로스엔젤레스, 브라질 상파울루,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스웨덴 스톡홀롬. 일본 도쿄 등 나머지 5대륙에서 동일 실험을 했었다.

그런데 급반전이 나타났다. 모든 아이들이 한결같이 1등을 하려고 기를 썼다는 것이다. 결국 1등이 독차지해버렸다. 6대륙 가운데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만이 더불어 나누는 행복을 느끼며 손을 잡고 함께 달렸던 것이다. 첨단을 달리는 현대 문명세계.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그들에게는 체질화된 경쟁문화만 있었던 것이다.

승자독식과 갑질문화로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참으로 무서운 현상 아닌가. 온갖 탐욕으로 얼룩져가는 현대인들. 탐욕은 탐욕을 낳고 그 탐욕은 새로운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이런 탐욕을 부치기는 기업들. 기발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그 탐욕을 충족시켜준다. 하지만 만족은 잠시. 마치 짜디짠 해수 들이킨 사람들처럼 또 다른 목마름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결국 이의 끝은 죽음밖에 또 있겠는가.

성서의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를 잉태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와 뭐가 다를까. 가난하더라도 함께 행복하고자 하는 나눔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는 공동체 정신에서 나온다. 인간은 인간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식물도 군락지가 있듯이. 서두에서 말한 세례자 요한의 말을 곱씹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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