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나약한 것도 없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마치 만능인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정부터 살펴보자. 부모는 대체로 강자처럼 행동한다. 자녀보다는 자신이 모든 것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자녀와 부모와의 갈등은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일명 문제아라 칭해지는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수없이 느꼈다.

몇 년 전부터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학생들을 교육을 해오고 있다. 일명 특별교육이다. 교육기간은 보통 한 그룹당 일주일 정도(월~금, 5일)로 온종일 한다. 교육의 시작은 보통 3월부터 12월까지 학기 중에 진행된다.

물론 처음 대할 때는 외계인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면, 어떤 여중 1학년 학생의 경우는 9시에 도착하자마자 전을 벌인다. 화장품 전을. 갖가지 화장품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화장을 한다. 손길도 바쁘다. 얼굴 이곳저곳을 ‘따다닥 딱딱’ 두드리느라. “화장은 쉬는 시간에 하면 어떨까?” 라고 말을 건네 본다. 그녀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남?여?중?고생이 6~7명까지 함께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눈 흘김’ 뿐이다. 이때 학교나 가정에서는 어떻게 대할까. 아마도 기성세대의 억압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그래, 알았다. 가능하면 빨리 마무리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자’ 라고 말한다. 그 후에는 나머지 학생들과만 진행한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강점을 찾는데 주력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우선 피해의식이 많다.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칭찬을 받아본 경우도 거의 없다. 때문에 자존감 또한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다. 학력수준 또한 낮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지각이 다반사다. 등교하더라도 수업은 포기한 체 잠만 잔다. ‘언제나 일어나느냐?’고 물으면 점심시간이다. 오후에는 뭐하느냐고 또 물으면 역시 잔단다. 하교시간에야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이후는 친구들과 어울리든지 자기만의 놀이에 빠져 밤이 늦도록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학교에서 넘어온 이들에 대한 평가도 물론 아주 나쁘다. 이러니 이들은 이래저래 나름대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현 교육제도로는 이들을 구제할 뾰족한 수가 별로 없어 보인다. 때문에 중?고등학교 6년 동안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으로 꽃다운 나이를 창살 없는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다.

필자는 하루정도 교육을 하다보면 대체로 강점을 찾아낸다. 그 강점을 들어 칭찬요법에 주력한다. 이때 무조건 칭찬은 절대 금물이다. 본인도 인정할 수 있는 강점을 찾았을 때만 그 점에 대해서 짤막하게 칭찬한다. 그러면서 무한한 라포를 형성해간다.

그러다보면 그 이튿날부터는 필자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말도 건넨다. 심부름도 한다. 이들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들은 교사가 자기는 도덕적이지도 솔선수범하지도 못하면서 학생들을 나무랄 때, 무조건 편견을 가지고 자기만 나무랄 때, 앞에서는 칭찬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만날 때는 오히려 비하하는 소리를 할 때, 훈육의 잣대가 일률적이지 못할 때, 시대에 맞지 않는 잔소리를 할 때 등의 것들이 학교와 멀어지게 한다고 했다. 집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아빠의 일방적인 훈육 아닌 훈육이 강할수록 이들의 반항은 깊어졌다. 그렇다. 인간이란 이리도 엉성하다. 지금 정치권에서 잘났다고 떠드는 정치인들은 어떨까. 소위 우리사회의 지도자라고 자칭?타칭 인구에 회자되는 자들은 또한 어떨까.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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