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어원은 우두마육(牛頭馬肉)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5패 중 한 나라였던 제나라 임금인 영공(靈公). 남장여자를 좋아하는 이상한 취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일반 백성들에게는 금지했다. 이를 본 제나라의 명재상인 안영(晏孀, 안평중 또는 안자)이 ‘문에는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형상이라고 비꼬면서 생겨난 말이다.

제나라 임금 3명을 섬기면서도 수많은 간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당시 외교의 달인이었고 충신이었다. 특히 임금을 살리기 위한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는 유명한 일화다. 복숭아 두개로 임금까지 조롱할 정도로 세력이 커져 안하무인격인 세 명의 장수를 죽였다는 뜻이다.

그만큼 상황판단이 빠르고 지혜로운 위인이었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에 양두구육이 회자되고 있다. 그것도 자유한국당 나경원의원이 국회 운영위윈회에서 했다. 문재인 정권을 향해서.

그런데 이런 말을 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쪽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은 얼마나 요사스런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무시했던가. '주어가 없다'는 궤변으로 BBK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련성까지 부인했던 사람이 바로 나경원 의원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그때는 대변인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참으로 편리한 사람이다. 역대 군사정권을 비롯한 보수정권 그리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10년. 수많은 적폐를 남겼잖은가.

그래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의 거대 야당 사람들의 상당수는 그때의 수혜자들이다. 그들의 뿌리가 워낙 넓고 깊기에 우리 사회 곳곳에 악습이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 대통령을 비롯한 몇 명만 바뀐 상태에서 악전고투를 할 수밖에 없잖은가. 관계도, 경제계도, 기타 다른 곳에서도 말이다. 국회의석수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절대적이다. 때문에 개혁입법을 아무리 만들려고 해도 그들이 응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이것이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다. 정부여당이 독단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아무리 개혁을 부르짖고 실천에 옮기려 해도 역부족이다. 거대한 조직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말이다.

과거의 독재정권하에서는 말 한자리 못하고 빌빌거리던 족속들이 민주정부에서 풀어주니까 못된 주권부터 찾으려고 난리들이다. 막하 문재인 정부가 할 일들은 태산처럼 널려 있다.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회개혁을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큰일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못하고 물러난다 하더라도 그들이 못사는 것도 아니다. 아니면 마는 것이다. 강력한 피해자는 누구일까. 바로 대다수 국민들이다. 힘없는 민초들이란 말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를 밀어줘야 하는 것이다. 지금도, 내년도에도, 그 이후에도. 이 나라의 파란 미래를 위해서.

국민들의 피를 마시면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 그를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하는 그의 부인 이순자 여사. 이를 두고 논평 한마디 않는 자유한국당. 이 양자의 차이는 뭘까. 곰곰이 되씹어 보자.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잖은가. 이것만 보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문재인과 그 일파를 위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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