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는 우리 사회가 극심했던 갈등을 넘어 좀 더 통합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에는 온통 갈라서고 등 돌리고, 벽 쌓고 그러지 않았던가. 정치권의 여와 야만 그런 게 아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래왔다.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등 돌리고 갈라섰다.

이념 간, 노사 간, 세대 간, 지역 간 온통 높은 장벽들뿐이었다. 이러다가 우리 사회가 공멸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어느 ‘송년 덕담(德談) 뽑기’ 행사에서 새해 덕담으로 ‘행복하세요’가 선정 되었다고 한다.

‘행복’ 그것은 인류가 이 세상에 존재한 이후로 모든 사람들이 추구해 온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행복’흔히 말하듯 무지개나 파랑새처럼 보기 좋아 따라가 보지만 쉽게 잡히지 않는 게 또한 행복이다. 그래서 지금도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행복학 강의가 최고 인기 강의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기해년으로 십이지의 마지막 동물인 돼지의 해다. 돼지저금통, 돼지꿈, 꽃돼지, 복돼지 등. 한국에서 돼지는 ‘다산으로 재산을 불러 모으는 복의 상징’이라고 하여 좋은 이미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비만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다.

한국에서는 애정을 담은 긍정적인 이미지도 느껴진다. 자기 자식이나 애인을 부를 때 ‘돼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곤 한다. 이것들은 살짝 해학적으로 애정을 강조하는 한국다운 표현으로 흥미롭게 느껴진다.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돼지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의 돼지 문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행사다. 이 행사는 오랫동안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왔던 돼지의 상징성과 지금도 사람들 곁에 공존하는 돼지를 보여준다. ‘해신 비갈라 대장’, ‘(저팔계)잡상’, ‘십이지번(돼지)’ 등을 비롯해 ‘돼지 저금통’까지 70여 점의 유물과 사진, 동영상이 전시됐다.

제주의 ‘똥돼지’를 소개하는 부스에는 돼지우리와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체험을 하며 사진도 찍을 수 있어 방문한 관람객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곳이었다.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십이지에 들어가지 못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이 십이지를 결정하는 널을 알릴 때 낮잠을 자던 고양이는 이날을 알지 못했다. 나중에 쥐에게 물었더니 쥐는 거짓말로 다음 날을 알려줬다. 그래서 십이지를 결정하던 날에 가지 못했던 고양이는 아직까지도 쥐와 사이가 나쁘다고 한다.

이렇듯 십이지는 한자문화권을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나라에 채택되어 있다.

그 외에도 아라비아에서는 ‘용’ 대신 ‘악어’, 인도에서는 ‘닭’ 대신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신조(神鳥) ‘가루다’가 들어간다.

결국 십이지는 나라마다 친근감 있는 동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조금씩 다른 십이지 차이처럼 세상 사람들이 다 똑같지는 않아도 이상하다 생각하지 말고 서로를 이해하며 너그러이 바라봐 주면 어쩔까.

또한 우리나라 전래의 미풍양속에는 새해가 되면 서로 상대방이 잘 되기를 비는 덕담을 주고 받는다. 참으로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다. 그리고 흐뭇한 풍속이 아닐 수 없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덕담의 자세로 새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올해를 황금돼지의 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풍요로운 그리고 돼지의 풍성한 복을 누리고 소원 성취하는 빛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는 제발 갈등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라도 국민에게 감동 주는 청와대발 덕담이 온 나라에 가득 차는 그런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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