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8년도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참으로 빠른 것 같다. 쉼터도 없다. 쓸쓸함마저 든다.

모든 사람이 다 아는 것에는 3가지가 있다. ‘반드시 죽는다. 혼자서 죽는다. 아무 것도 가자고 갈 수 없다.’것 말이다.

모든 사람이 다 모르는 것 또한 3가지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탤런트 박혜미 씨 남편이 20살 및 33살짜리 뮤지컬 배우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갈 때만 해도 사망사건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배우 두 사람은 죽고 말았다.

만약 사전에 그 차를 타고 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었다면 어땠을까. 절대로 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탔던 차는 무려 1억5천만 원이나 되는 크라이슬러 닷지 차량이란다. 국내에서는 판매가 안 되는 희귀차량. 하지만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이미 죽어버린 것을. 이게 바로 인생이다.

때문에 바람직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를 즐겨야 한다. 이별관리도 해야 한다.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가질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삶과 죽음은 준비하고 화해하는 것일 것이다. 멋있는 삶과 죽음은 존경받는 죽음일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안타깝고 한심한 죽음만은 맞이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다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 첫 번째는 차이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세대 차이, 성격 차이, 성별 차이, 문화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자라온 환경과 배경의 차이 등을. 두 번째로는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신체적(건강, 외모)변화, 관계적(자녀, 부모, 배우자, 형제, 고부, 사위)변화, 정서적 변화, 사회적 변화, 역할적 변화, 호칭의 변화 등 말이다. 이런 것들을 인정하지 않거나 수용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없고 이런 상황이 곧 아름답지 못한 추한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약해지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시바타도요 할머니는 90세가 넘어서 아들의 권유로 시 창작에 도전했다. 결국 98세에 등단하게 되었다. 대단한 용기고 엄청난 집념이었다. 101세에 사망한 뒤 장례비용으로 시집 ‘약해지지마’를 출간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약해지지마’라는 시를 봐보자. ‘있잖아! / 불행하다고 한숨 짓지마 /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 살아있어 좋았어 / 너도 약해지지마.’

우린 언제나,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박우현 시인의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도 봐보자. ‘이십대에는 / 서른이 두려웠다. /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 삼십 대에는 / 마흔이 무서웠다. /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살아 멀쩡했다. /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 죽음 앞에서 /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이들 두 사람의 시는, 우리들에게 소중한 삶의 이정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어느 때이든지 시작하면 할 수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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