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와 수능, 대학과 사회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8. 11. 20(화) 16:15
지난 11월 15일(목).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 보다 1397명 증가한 59만4924명으로 집계됐다. 수능 1교시 응시자 수 53만6107명, 3교시 응시자 수는 52만7505명으로 나타났다. 1교시 국어 결시자 5만6122명(9.47%), 3교시 영어 결시자 6만1318명(10.4%)으로 국어와 영어가 어려웠다고 한다. 정시 수능이 끝나고 17일부터 연세대, 성균관대 등 대학별 수시 모집 논술 시험이 시작되었다.
수능은 자기가 바라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가기 위한 시험이다. 대학이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수능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중요한 문턱이다.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를 누구나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한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가 수능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수능과 함께 고등학교에서의 성적과 생활기록부이다. 쌍둥이 딸의 고등학교 성적을 무리하게 1등으로 만들기 위하여 교무부장 아빠가 학교 시험의 정답을 미리 자기 딸들에게 가르쳐 준 사건이 숙명여고 학사 비리 사건이다. 교무부장은 구속되어 학교에서 파면되고 두 딸은 자퇴했지만,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퇴학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식들은 낳아서 키우고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의 입장이었거나 현재 학부모인 우리들은 숙명여고 학사비리 사건을 보면서 저마다 감회가 없을 수 없다. 불법을 저지른 교무부장을 규탄하고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도 있지만, 무리한 딸 사랑, 딸바보가 된 아빠 교무부장을 동정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 교무부장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고, 자기 딸 사랑에 눈이 먼 아빠를 조금 이해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무부장이라는 간부 선생님이면, 교사 경력도 상당하고 지적 능력과 경험적 지혜도 상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교장, 교감 선생님도 있지만, 교무부장은 많은 교사들을 업무적으로 지원하고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시험 부정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예방하고 방지해야 할 책무까지 있다. 그러한 교무부장이 그러한 비리를 저질렀다는 데에 도덕적 비난과 사회적 책임은 클 수밖에 없다.
딸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인내력을 갖고 공부를 시키고 열정을 쏟아 부었더라면, 1등은 아니어도 좋은 성적을 당당히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꼭 일류대학은 못 가더라도 자기 실력과 적성에 맞는 대학을 가서 졸업 후에 취업도 다른 젊은이들과 똑 같은 고민과 방황, 좌절도 겪으면서 선택할 것이다. 지금 두 딸과 교무부장은 엄청난 충격과 절망 속에 떨어진 것이다. 우리 사회 중산층의 소중한 한 가족은 파산이 되었다.
한 아들과 한 딸을 사랑하면서 키워서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아들 딸을 두고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 누구나 밖에서 보면, 멀리서 보면 단순하고 행복하기만 한 것 같아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참으로 많은 고뇌와 굴곡(屈曲)이 있게 마련이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순간도 겪어야 하고, 가슴 아픈 일도 있고, 잠 못 이루는 불면(不眠)의 밤도 있게 마련이다. 모두 견디고 이겨내야만 할 시련이다. 자기 앞에 찾아온 시련과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회피하고 무너지면 우리의 삶은 절망과 비탄(悲嘆)에 빠지게 된다.
숙명여고 사건의 본질은 우리 사회가 학력 위주 사회, 학벌과 학연(學緣)이 중요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류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고, 좋은 직장을 다녀야 좋은 배우자도 만날 수 있다. 그래야 인정받는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관념이다. 자기 적성에 맞는 대학과 직업을 택해서 자기 분야에서 남과 다른 차별화된 업적을 쌓고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는 자유와 돈, 경쟁과 협력이 본질이다. 자유와 돈, 경쟁과 협력이 기본 가치요, 굴러가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자유와 권리도 남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돈도 부정한 방법으로 벌거나 극소수에게 너무 몰리는 부(富)의 양극화(兩極化)는 개인과 사회, 국가를 위하여 국가가 개입해서 조절해아 한다. 경쟁과 협력도 지켜야 할 원칙과 법률이 있고 상식과 관례가 있다.
천국과 극락에 가보지 안했지만, 천국과 극락에도 데모(시위)가 있다는 말이 있다. 백퍼센트 완전한 사회도 없고, 사람들이 백퍼센트 만족하고 행복한 세상은 이 세상에도 없고, 죽은 후의 저 세상에도 없을 것이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이 세상에 천국이나 극락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정직하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일부 흐린 물이 있어도 이 세상은 좀 더 맑고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아름답고 역사는 진보한다. 이것이 진리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수능은 자기가 바라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가기 위한 시험이다. 대학이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수능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중요한 문턱이다.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를 누구나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한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가 수능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수능과 함께 고등학교에서의 성적과 생활기록부이다. 쌍둥이 딸의 고등학교 성적을 무리하게 1등으로 만들기 위하여 교무부장 아빠가 학교 시험의 정답을 미리 자기 딸들에게 가르쳐 준 사건이 숙명여고 학사 비리 사건이다. 교무부장은 구속되어 학교에서 파면되고 두 딸은 자퇴했지만,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퇴학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식들은 낳아서 키우고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의 입장이었거나 현재 학부모인 우리들은 숙명여고 학사비리 사건을 보면서 저마다 감회가 없을 수 없다. 불법을 저지른 교무부장을 규탄하고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도 있지만, 무리한 딸 사랑, 딸바보가 된 아빠 교무부장을 동정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 교무부장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고, 자기 딸 사랑에 눈이 먼 아빠를 조금 이해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무부장이라는 간부 선생님이면, 교사 경력도 상당하고 지적 능력과 경험적 지혜도 상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교장, 교감 선생님도 있지만, 교무부장은 많은 교사들을 업무적으로 지원하고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시험 부정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예방하고 방지해야 할 책무까지 있다. 그러한 교무부장이 그러한 비리를 저질렀다는 데에 도덕적 비난과 사회적 책임은 클 수밖에 없다.
딸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인내력을 갖고 공부를 시키고 열정을 쏟아 부었더라면, 1등은 아니어도 좋은 성적을 당당히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꼭 일류대학은 못 가더라도 자기 실력과 적성에 맞는 대학을 가서 졸업 후에 취업도 다른 젊은이들과 똑 같은 고민과 방황, 좌절도 겪으면서 선택할 것이다. 지금 두 딸과 교무부장은 엄청난 충격과 절망 속에 떨어진 것이다. 우리 사회 중산층의 소중한 한 가족은 파산이 되었다.
한 아들과 한 딸을 사랑하면서 키워서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아들 딸을 두고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 누구나 밖에서 보면, 멀리서 보면 단순하고 행복하기만 한 것 같아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참으로 많은 고뇌와 굴곡(屈曲)이 있게 마련이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순간도 겪어야 하고, 가슴 아픈 일도 있고, 잠 못 이루는 불면(不眠)의 밤도 있게 마련이다. 모두 견디고 이겨내야만 할 시련이다. 자기 앞에 찾아온 시련과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회피하고 무너지면 우리의 삶은 절망과 비탄(悲嘆)에 빠지게 된다.
숙명여고 사건의 본질은 우리 사회가 학력 위주 사회, 학벌과 학연(學緣)이 중요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류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고, 좋은 직장을 다녀야 좋은 배우자도 만날 수 있다. 그래야 인정받는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관념이다. 자기 적성에 맞는 대학과 직업을 택해서 자기 분야에서 남과 다른 차별화된 업적을 쌓고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는 자유와 돈, 경쟁과 협력이 본질이다. 자유와 돈, 경쟁과 협력이 기본 가치요, 굴러가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자유와 권리도 남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돈도 부정한 방법으로 벌거나 극소수에게 너무 몰리는 부(富)의 양극화(兩極化)는 개인과 사회, 국가를 위하여 국가가 개입해서 조절해아 한다. 경쟁과 협력도 지켜야 할 원칙과 법률이 있고 상식과 관례가 있다.
천국과 극락에 가보지 안했지만, 천국과 극락에도 데모(시위)가 있다는 말이 있다. 백퍼센트 완전한 사회도 없고, 사람들이 백퍼센트 만족하고 행복한 세상은 이 세상에도 없고, 죽은 후의 저 세상에도 없을 것이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이 세상에 천국이나 극락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정직하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일부 흐린 물이 있어도 이 세상은 좀 더 맑고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아름답고 역사는 진보한다. 이것이 진리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