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남자배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전광인이 시장에 나온다.

전광인은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한국전력과의 이별을 공식 선언했다.

전광인은 이미 지난 3일 공정배 단장과 김철수 감독에게 "2차 교섭에 나서겠다"고 전달했다. 다음달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2차 교섭은 원소속구단을 제외한 다른 팀들과만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전광인은 "단장님과 감독님께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두 분 모두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사실 안 좋게 볼 수도 있을텐데 내 선택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타 구단으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함이다. 전광인은 "지난 시즌에는 배구를 즐기지 못했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많이 못했던 것 같다"면서 "내가 조금 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더 나은 시설을 찾으려는 의지도 있다. 전광인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전력의 환경과 숙소가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른 팀에 비해 약하다"면서 "조금 더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몸이 좋은 편이 아니니 그런 부분에서 잘 케어해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이적으로 전광인은 대학 선배인 서재덕과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전광인보다 1년 앞서 FA 자격을 행사한 서재덕은 팀 잔류를 택했다.

전광인은 "재덕 형이 FA 자격을 얻었을 때 '나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는데 남았다. 자기는 겁이 많다고 하더라"면서 "나도 겁은 당연히 난다. 그래도 변화를 주고픈 마음이 크다. 아직 배구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변화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구계에는 이미 지난 달부터 전광인이 한국전력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A구단이 거액을 제시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전광인은 "어디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도 나오더라"며 답답해했다.

"배구는 직업이지만 내 인생의 동반자다.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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