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 다저스)이 일정치 않은 등판 일정에도 믿음직스러운 투구로 불펜행 가능성 마저 잠재웠다.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올시즌 첫 출격한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류현진은 3⅔이닝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이날 두 번째 등판까지 1주 넘게 대기했다. 이동일과 우천 취소로 인해 휴식일이 생기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가 있었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5선발인 류현진은 등판 일정이 뒤로 밀리고 밀려 무려 8일 만에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일정치 않은 등판 일정에도 류현진은 개의치 않았다. 데뷔 후 처음 상대하는 오클랜드를 맞아 1회 삼진 2개를 빼앗는 등 쾌투를 펼쳤다.

5회 2사 후 첫 안타를 맞을 때까지 볼넷 1개 만을 내주며 노히트 노런 투구를 했다. 6이닝 가운데 4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한 경기 탈삼진 8개는 지난해 8월7일 뉴욕 메츠전 이후 10경기 만이다.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오클랜드 타자들을 압도햇다. 지난해 새롭게 장착한 커터를 결정구로 삼진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날 류현진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 향후 불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조금만 부진해도 선발 제외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다저스는 투수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친다. 마이너리그에는 선발 유망주가 언제든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그때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달리 다저스의 시즌 출발이 좋지 않으면서 로테이션 변화를 통한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류현진은 시즌 초 찾아온 위기를 오로지 실력으로 극복했다. 타자들도 모처럼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6패로 삐걱대던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로 2연승을 달렸다. 류현진과 다저스 모두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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