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플랜B인 스리백 카드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

신 감독은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센터백 요원인 장현수(FC도쿄), 김민재, 홍정호(이상 전북)를 동시에 배치해 선수비 후역습으로 기회를 엿보겠다는 공산이었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은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날 독일을 겨냥한 것이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독일은 정공법으로 넘기 힘든 상대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은 수비시 좌우 측면 윙백인 박주호(울산)와 이용(전북)까지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사실상 5백으로 가상의 독일을 상대했다. 독일전에서 날카로운 공세에 시달릴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일단 뒷문을 강화한 뒤 최소 인원으로 역습을 노린다는 계산이었다.

일단 수비 숫자에서는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좌우 측면에서 크로스를 쉽게 헌납한 것이 화근이었다. 폴란드는 무리하게 파고드는 대신 빠른 타이밍에 크로스를 가져가며 신장의 우위를 적극 활용했다.

전반 23분 카밀 그로시키(헐 시티)의 패스에 이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의 헤딩슛에서는 수비진의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승규(비셀 고베)의 선방으로 실점은 막았지만 많은 수비 숫자에도 크로스를 내준 것은 분명 되짚어야 할 대목이다.

어렵게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32분 첫 골을 헌납했다. 레반도프스키가 그로시키의 패스를 머리로 마무리했다. 이번에도 얼리 크로스를 막지 못했다. 중앙 수비수들도 돌아뛰던 레반도프스키를 놓쳤다.

어느 정도 감수했지만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창끝은 크게 무뎌졌다. 원톱 손흥민(토트넘)의 개인기와 미드필드에서 한 번에 넘어오는 패스로 몇 차례 기회를 만들긴 했으나 골망을 흔들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신 감독은 전반 37분 만에 플랜B 카드를 포기했다.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하면서 플랜A인 4-4-2로 전환했다. 독일을 대비해 스리백을 가다듬겠다던 신 감독의 구상은 45분도 채 안 돼 막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