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지만 구위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다. 앞선 등판에서 에인절스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 1실점하며 호투를 펼친 덕에 기대감이 컸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무사사구 투구를 했지만 안타를 9개나 맞았다. 1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시범경기 동안 연마 중인 커브 대신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커터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 에인절스 타자들에게 공략 당했다. 86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 62개, 볼 24개로 제구는 비교적 잘 이뤄졌지만 반대로 난타로 이어졌다.

많은 안타를 내줬음에도 대량 실점을 하지는 않은 점은 고무적이다.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 정타를 피하면서 장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9개 안타 모두 단타였다. 볼넷 등 사사구가 없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2회 첫 실점 후 1사 1, 3루 위기에서 병살을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고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야수 실책이 나오면서 다소 불운한 점도 있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해 15⅓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 지난 시즌 성적(4경기 14이닝 평균자책점 2.57)과 비교하면 3배나 많은 실점을 했다.

다만, 지난 시즌 2년 간의 부상 공백이 있었던 류현진은 5선발 자리를 놓고 동료들과 경쟁하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전력을 쏟아야 했다.

이전 시범경기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 시즌 일찌감치 5선발 자리를 예약하면서 전력투구를 하기보다 컨디션과 구위 점검에 주력했다. 새 구종을 연마하는 등 본 무대를 위해 힘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일단 우려했던 몸 상태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시범 경기 등판을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투구수를 늘렸다.지난 경기 74개를 던졌고, 최종 등판에서는 86개까지 끌어 올렸다. 최고구속도 93마일(149.6㎞)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볼 스피드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범경기 성적은 종이 조각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류현진이 정규시즌 믿음에 보답하며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