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추가한 지은희(32·한화큐셀)가 메이저 챔피언과 세계랭킹 1위라는 원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2위 크리스티 커·리젯 살라스(이상 미국·14언더파 274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에 1타 차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152야드 14번 홀(파3)의 환상적인 홀인원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 홀인원 한방으로 지은희는 통산 4승과 함께 27만달러의 우승상금(약 2억9000만원), 홀인원과 우승 부상으로 걸린 차량 2대의 주인이 됐다.

지은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승과 함께 홀인원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기쁘다. 특히 홀인원까지 해서 매우 흥분된다"며 "14번 홀에서 145야드를 보고 7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바람이 도왔다. 느낌이 좋았다. 함께 경기를 한 살라스가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 동안 8번의 홀인원을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차가 걸린 홀인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홀인원 부상으로 KIA의 대표적 SUV인 쏘렌토에 이어 우승 부상으로 스포츠세단 스팅어까지 두 대의 차 키를 받았다.

지은희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듯 최근 7개 대회에 출전해 두 번이나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3번째 우승까지 무려 8년이 걸렸지만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 한껏 물 오른 기량을 과시 중이다.

지은희는 "백스윙을 교정하기 위해 지난 겨울 열심히 연습을 했더니 드라이버와 아이언 거리가 늘었다"며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20야드까지 더 나가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거리 뿐 아니라 정확도도 향상됐다. 이번 대회 드라이버 정확도는 78.57%, 그린적중률은 84.72%를 기록했다. 최종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를 한 번만 벗어났고, 그린은 단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샷감을 자랑했다.

기분 좋은 우승을 추가한 지은희는 "큰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현재 눈앞에 설정한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고민을 할 수도 있는 나이에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꿈을 좇고 있다.

당장 지은희의 시선은 이번주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향해 있다. "현재 스윙과 퍼팅이 좋다고 느낀다. 다음 주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감을 이어서 잘 치고 싶다"며 "(대회가 열리는) 란초 미라지 코스가 까다롭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경기가 더 잘 되는 것 같고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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