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팀워크를 상실한 경기력에 인터뷰 논란까지 불거졌다.

노선영(29·콜핑팀), 김보름(25·강원도청), 박지우(20·한국체대)로 이뤄진 대표팀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을 기록, 8개 팀 가운데 7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저조한 순위는 차치하고 팀추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애매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3명이 나란히 달리는 팀추월 경기는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의 기록을 두고 경쟁한다. 에이스 혼자 빨리 탄다고 해서 기록이 좋은 게 아니다. 3명이 호흡을 맞춰 체력을 조절하며 레이스를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대표팀은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노선영을 제외한 김보름, 박지우만 앞으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은 큰 격차로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특히 김보름은 레이스를 마치고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동료 탓을 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김보름은 "저희가 다시 이렇게 같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팀추월 연습을 많이 해왔어요. 이렇게 시합을 출전하게 됐는데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네, 뒤에 조금 저희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뒤에'는 노선영을 의미한다. 노선영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노선영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할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했지만 심적 부담이 상당했을 거라는 분석이 많다.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서 동료를 배려하지 않고 팀워크조차 없었던 대표팀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김보름의 인터뷰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보름은 SNS 계정마저 닫았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빙상경기연맹의 엄중 처벌에 대한 청원과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에 대한 청원까지 등장했다.

왜 이런 상황까지 번졌을까. 일부에선 약 1개월 전 노선영의 인터뷰를 주목하고 있다.

노선영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지난달 2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10일 월드컵 4차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빙상연맹이 유력한 메달 후보인 김보름 등 몇몇 선수들만 한국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게 하는 등 파벌 밀어주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노선영이 극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지만 당시 내부고발성 발언이 선수들 사이에서 불화로 확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대표팀은 21일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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