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초반, 강원도의 강한 바람과 강추위가 설상 종목 최대의 변수로 떠올랐다.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2일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릴 여자 대회전 경기를 강풍으로 인해 15일로 연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가 열리는 용평 알파인경기장 일대에는 시속 70㎞가 넘는 강한 바람이 종일 계속될 예정이다. 여기에 기온도 영하 13도까지 떨어져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남자 활강도 같은 이유로 15일 다시 열기로 했다. 이로 인해 남자 슈퍼 대회전은 16일로 하루 밀렸다.

강풍으로 인해 이틀 동안 선수들의 연습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대회 일정이 바뀌고, 연습마저 취소되면서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창의 강풍과 혹한은 알파인뿐 아니라 스키점프와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등 설상 종목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11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으로 예정됐던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은 연기를 거듭하다가 아예 예선을 취소하고 결선만 치르기로 했다.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결선도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강풍 탓에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를 반복하다가 자정을 넘겨 끝났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세계랭킹 1위 카밀 스토흐(폴란드)와 2위 리하르트 프라이타크(독일)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함께 하는 바이애슬론 역시 강풍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10일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전체 87명의 출전 선수 중 사격 10발을 모두 과녁에 명중한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11일 남자 10㎞ 스프린트에서도 만발은 4명에 그쳤다.

바이애슬론은 야간에 조명 아래 치러지고 있다. 선수들이 총을 쏘는 사대는 강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선수들 모두 강한 바람에 총구를 겨누기조차 힘들다.

여자 7.5㎞ 스프린트 금메달을 차지한 독일의 로라 달마이어는 "강한 바람과 추운 날씨라는 악조건을 이겨내야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 올림픽은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강한 바람은 선수들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설상 종목은 야외에서 벌어지는만큼 연기될 경우에 대비해 백업 일정이 있지만 추가로 경기가 미뤄지면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조직위 관계자는 "선수들과 관람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국제스키연맹(FIS)과 경기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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