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라는 이름의 자부심이 흔들리고 있다.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서 악재들이 쏟아져 나왔다. 막바지 컨디션 조율에 중점을 둬야 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더욱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대회 참가가 물거품이 된 선수도 있다. 하루를 바라보고 4년을 고생한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다.

대한스키협회는 24일 기술위원회를 통해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를 선발했다. 그러나 대표팀 9명 가운데 4명만 선발되고 5명이 탈락했다. 협회가 참가 규정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뒤늦게 9명 중 4명만 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이 가운데 경성현(28·홍천군청)이 좌절의 아픔을 겪었다.

경성현은 국내 알파인스키의 1인자다. 올해 전국동계체육대회 회전과 복합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협회는 스피드와 기술 종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동우를 최종 낙점했다. 경성현은 기술 종목에서 자력 출전권을 확보하고도 올림픽 출전에 실패한 것이다. 경성현은 스피드 역시 자신이 최고의 기량을 갖췄다며 대표팀 선발 기준을 비판했다. 애초에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 스피드 종목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협회를 원망했다.

경성현은 24일 선수단 결단식에서 알파인스키 대표팀으로 소개됐지만, 불과 하루 만에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노선영은 선수촌에서 나오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규정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 나설 예정이던 노선영은 평창올림픽 출전 자격 자체를 갖추지 못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다행히 러시아 선수 2명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평창행에 이름을 올렸다. 노선영은 올림픽 출전을 두고 고심하다가 협회의 사과로 마음을 돌렸다.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심석희(21·갤럭시아SM)는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떠났다가 복귀했다.금메달이 유력한 선수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팬들은 분노했다.

설상가상으로 폭행 당시 연맹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지난 16일 심석희는 폭행을 당하고 선수촌을 나갔다. 그러나 연맹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선수촌 방문을 앞두고 '심석희가 독감에 걸려 격려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

결국 연맹은 가해자인 코치에게 영구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큰 잔치를 앞두고 대한스키협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무능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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