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오픈 테니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의 다음 상대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로 결정됐다.

페더러는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토마시 베르디흐(33·체코)를 3-0(7-6<7-1> 6-3 6-4)으로 완파했다.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을 제물로 메이저 대회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룬 정현은 페더러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세계랭킹 2위 페더러는 베르디흐를 맞아 1세트 초반 0-3까지 끌려갔다. 몸이 풀린 듯 스트로크의 날카로움이 회복됐지만 베르디흐 역시 차분히 점수를 더해 5-2를 만들었다.

황제는 위기의 순간 더욱 빛났다. 페더러는 곧바로 3점을 얻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3세트는 쉽게 풀렸다. 좌우를 찌르는 예리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흔들며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베르디흐는 강서브로 빈틈을 엿봤지만 역부족이었다.

페더러는 현존하는 남자 테니스 최고의 선수다. 총 19개의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획득했고, 29번이나 그랜드 슬램 결승에 올랐다. 모두 남자 선수 최다 기록이다. 통산 95승은 지미 코너스(미국)의 109승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페더러가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도 기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98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최정상급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정현에게 페더러는 그야말로 거대한 산이다. 실력과 경험,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정현이 불리한 싸움이다. 하지만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를 꺾었을 때처럼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정현과 페더러의 사상 첫 맞대결은 26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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