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계속된 참가 독려에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던 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새해 첫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TV로 방송된 육성 신년사에서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견지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민족적 대사를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 동결상태인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사변적 해로 빛내야 한다"고도 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의 참가를 독려하는 발언을 몇 차례 했다. 하지만 북한은 묵묵부답하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2월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을 39일 앞두고 마침내 "겨울철 올림픽 대회"와 "대표단 파견"을 언급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결정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IOC,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이 참가를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 최고권력자인 김정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공언한만큼, 돌발변수가 없는 한 북한팀은 평창 무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조직위는 평창올림픽의 5대 핵심목표 중 하나인 '평화올림픽'의 완성은 '북한의 참가'라는 논리를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체육기자연맹 체육부장단과 만나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를 바란다. 북한의 참가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 패럴림픽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가하더라도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그 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IOC 또한 북한의 참가를 최대한 돕겠다는 자세였다.

북한은 출전권을 확보한 종목이 없다. 자력으로 확보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참가권도 포기했다. 북한 페어의 염대옥(19)-김주식(26) 조가 지난해 9월 올림픽 추가 자격 대회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챌린저 시리즈 네벨혼 트로피에서 출전권을 따냈지만, ISU에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아 차순위인 일본이 대신 출전권을 가져갔다.

ISU가 2017~2018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에 따라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한 쇼트트랙에서도 북한이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 아예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

IOC는 국제연맹과 협의를 통해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까지 고려하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돕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북한을 평창올림픽에 초청했다. 그들이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 간 구체적인 논의와 IOC, 각 종목 국제연맹 간 협의 등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전향적인 태도를 공식화한만큼 북한팀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절차는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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