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간판 투수 류현진(30·LA 다저스)은 내년 시즌에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류현진은 지난 8일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7년은 류현진에게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2013, 2014년 다저스의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하다가 부상으로 2015, 2016년을 거의 통째로 쉴 수밖에 없었다. 올해 복귀전을 치렀다.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류현진은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내년 시즌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직구 구속도 시속 150㎞를 넘나들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도 부상 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어깨와 팔꿈치가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다.

류현진은 귀국 인터뷰에서 "몸상태만 보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또한 내년 시즌에는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종을 늘려서 타자와의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25경기(24경기 선발)에 등판해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무난해 보일 수도 있는 성적이지만,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다.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평균 5이닝 정도만 던진 것이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7이닝(3차례)이었다.

제구력이 흔들려 장타를 허용할 때가 많았다. 2013, 2014년 2년 간 피홈런이 23개였는데, 올해는 22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완벽한 결정구가 없었다는 것도 흠이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여러 구질을 던졌지만, 커트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투구수는 늘어났고,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5회 이후에는 눈에 띄게 공끝이 무뎌졌고, 체력저하도 드러냈다. 사사구가 늘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37로 가장 높은 시즌이었다.

류현진은 결국 포스트시즌을 뛰지 못했다. 다저스에 좋은 투수들이 많아서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그만큼 코칭스태프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오프 시즌에서 훈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 시즌 동안 지친 체력 회복과 함께 재활로 인해 떨어진 기본 체력, 근력 등을 끌어 올려야한다.

류현진은 "겨울 동안 준비를 잘해서 미국에 처음 나갔을 때 같은 성적을 올리면 기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뛰기 위해서는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측은 "아직 국내에서의 훈련 계획은 없다. 내년 1월 결혼 준비로 인해 바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김용일 코치와 함께 훈련을 할 것이다. 올해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치른 것도 많은 훈련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내년 FA도 있기 때문에 체력 보강 등 많은 훈련을 소화할 것이다. 한국은 날씨가 춥기 때문에 일본을 오가며 훈련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들은 류현진이 내년 시즌 10승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시즌을 지켜본 후 류현진의 완벽한 부활을 예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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